중국 상하이 부동산에 투자했던 외국인 큰손들이 잇따라 보유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일 난팡일보 등 중국과 홍콩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은행인 와코비아는 상하이 루완지역에 위치한 13만7628㎡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를 15억위안(약 2250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ING부동산펀드는 상하이 홍차오공항 인근에 건설한 400가구 규모의 프랑스풍 고급 아파트 단지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의 허치슨 하버링은 황푸지역의 하버링 플라자 건물을 팔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말에는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가 신톈리지역의 고급 아파트 단지를 11억위안(1650억원)에 매각하기 위해 설명회를 열었다.

대형 부동산 펀드들이 상하이의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서둘러 차익을 챙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UBS의 부동산매니저 조셉 치는 "이미 상당한 차익을 거둔 업체들에는 지금이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하이 부동산 가격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나잇프랭크의 클레멘 왕 사장은 "외국의 큰손들이 자산을 매각하고 있어 시장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해석도 있다.

게이트웨이 캐피털 구드윈 고 회장은 "많은 해외 펀드들이 여전히 상하이 부동산 시장 진입기회를 노리고 있어 최근 일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은 새로운 자금의 유입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