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에서 '사랑채 샤브칼국수'란 상호로 쇠고기 샤부 칼국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엄명수(45)입니다.

점포는 산곡고등학교 옆에 있는 5층 건물 1층에 있습니다. 191㎡(58평) 규모에 4인용 테이블 25개를 두고 있습니다. 돼지갈비집으로 운영하던 가게를 인수해 개업한 지 두 달 정도 됐습니다. 저와 아내가 함께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종업원 두 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전에 부평 대우자동차에서 14년간 일했고 퇴직한 후 2002년부터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에서 '등촌샤브칼국수' 가맹점을 창업해 운영했습니다. 입지는 점포가 2층에 있는 등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하루에 평균 80만~90만원대의 매출을 올려 장사가 잘 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건물주의 압류 문제로 입점한 건물이 공매처분되는 바람에 권리금과 보증금도 받지 못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폐업 이후 인근 역세권에서 30평 규모로 재창업을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 현재 위치에서 칼국수 전문점을 개업했습니다. 메뉴는 버섯매운탕 칼국수(5000원),바지락 칼국수(5000원),쇠고기 샤부 1인분(180gㆍ6000원) 등입니다. 야채 볶음밥과 면사리는 2000원씩 별도로 받고 있습니다.

창업 비용으로 권리금 5800만원과 보증금 5000만원,초기 시설투자비 6200만원 등 모두 1억7000만원이 들었습니다.

6년 정도 샤부칼국수를 성공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서도 같은 아이템으로 장사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합니다. 개업 후 이벤트로 일주일간 50% 할인 판매를 실시했습니다. 이벤트 기간에는 하루 12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렸으나 할인 행사가 끝나자 매출이 급속도로 감소해 하루 평균 40만원대로 줄었습니다. 단순 계산해서 한 달에 1200만원가량 매출을 올려도 인건비와 임대료,가스비와 수도세 전기세,이자 지출까지 고려하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매출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500m내 1만1500여 가구 밀집 저렴한 가족 외식 아이템 적합

◆상권과 입지

의뢰인의 점포는 부평구청역에서 가좌지구로 향하는 대로에서 아파트 단지로 진입하는 이면도로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시성은 떨어지지만 산곡동 지역에서 소매 기능의 중심 역할을 하는 대형 슈퍼마켓인 노른자마트와 인접해 대로 후면에 위치한 불리함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1차 상권인 반경 500m 이내에 1만1500여가구의 아파트가 몰려 있는 데 비해 음식점의 수는 170여개에 불과합니다. 음식점 1개당 인구수는 약 200명으로 전국 평균치(80명)의 2.5배 수준입니다. 따라서 대로변이 아니더라도 아이템이 적당하고 점포 운영을 잘 한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또 산곡동 중심에 위치한 미군부대가 2012년까지 이전을 마치면 매머드급 상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미군부대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세가 저평가돼 있고 지역의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 1인당 구매 단가가 높은 외식이나 개인서비스 및 여가 활동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못한 편입니다. 가격 부담이 덜한 가족 중심의 외식 아이템은 입지 여건과 상관없이 생존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청소년층이 두터워 대표적인 가족 외식 아이템인 패스트푸드나 갈비 전문점,활어회 전문점 등은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입시학원을 비롯한 사설 교육시설이 70여개에 이를 정도로 교육열이 뜨겁고 유흥시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전형적인 아파트단지 상권의 특성이 강한 곳입니다.


칼국수 빼면 내세울 음식 없어 회식 등 단체 손님위한 메뉴 부족

◆걸림돌

의뢰인의 점포를 주로 찾는 고객층은 30~50대의 여성입니다. 아파트 밀집 지역임에도 가족 손님이나 단체 손님은 별로 없습니다. 입지 여건이나 상권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과거의 영업 실적에 의지해서 기존 샤부 칼국수의 메뉴를 개선하거나 차별화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한 결과입니다.

현재 메뉴는 점심식사 위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칼국수 외에 시킬 만한 메뉴가 없습니다. 매운 맛의 쇠고기 샤부 칼국수를 선호하는 층이 있기는 하지만 단품 메뉴로 승부를 걸기에는 매장 규모나 배후 세대를 감안할 때 한계가 있습니다. 점심식사로는 가격대가 무난하지만 저녁에 가족 외식이나 주부 모임으로 즐기기에는 무게감이 덜합니다. 이 지역은 입지 특성상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가족 외식이 활발합니다. 샤부 칼국수는 가격 대비 포만감을 주는 아이템으로는 확실하지만 외식 차원에서 숯불 갈비나 샤부샤부 등 경쟁 아이템에 비해 고객을 모으는 힘이 약합니다. 특히 전체 매출의 80~90%가 식사 매출이라는 점에서 저녁에 술안주로 차별화할 수 있는 메뉴 개발이 시급합니다.

현재 점포의 상호나 간판 이미지에서 기존 등촌샤브칼국수의 '짝퉁'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풍기는 것도 문제입니다. 독립 점포는 전면 간판이 주는 비주얼이 강렬할수록 좋지만 현재 간판은 모방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물론 메인 메뉴의 이미지조차 잘 표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칼국수보다 샤부샤부에 집중…해물찜 등으로 술손님 유치를

◆ 개선 방안은

의뢰인의 점포는 손익 분기 매출이 월 1600만원입니다. 한 달 영업일수 25일 기준으로 하루에 63만원의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최근 두 달 새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의 여파로 쇠고기를 주요 식재료로 쓰는 식당들이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점을 감안해도 현재 점포 매출은 매우 부진한 편입니다. 또 의뢰인은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처음 창업한 식당의 실적이 비교적 좋았기 때문에 영업이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 실망감이 크고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입니다. 우선 하루 매출 70만원을 목표로 삼고 메뉴 개편과 홍보 강화 등 점포 운영 전반을 조속히 개선하는 게 필요합니다.

현재 메뉴 구성은 샤부샤부 전문이 아닌 칼국수 전문입니다. 칼국수 전문점은 점심 영업은 무난하지만 저녁 가족 외식이나 회식 고객을 유치하기가 어려워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입지 여건으로 봤을 때 칼국수 전문점 치고는 매장도 넓은 편입니다. 칼국수 전문이 아닌 샤부샤부 전문점으로 변신해야 합니다.

등심이나 안심,차돌박이,해물 등으로 샤부샤부 메뉴를 다양화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단 경쟁점과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매운맛 일변도의 육수 외에 담백하고 순한 맛의 육수도 제공해 고객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순한 맛의 육수로는 건강과 웰빙을 고려한 한방육수나 가쓰오육수 정도면 무난합니다. 매운맛의 육수도 좀 더 진하고 담백한 맛이 배어날 수 있도록 식재료 함량을 높이거나 좀 더 오랜 시간 우려낼 필요가 있습니다. 버섯매운탕 샤부칼국수는 꽃게나 대하 등을 육수를 끓이는 과정에서 추가하거나 손님이 보는 앞에서 넣어주면 기존과 좀 더 차별화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매출의 90%가 식사에서 발생하는 편중 현상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저녁 술자리 고객을 늘리기 위해 안주용 메뉴를 개발하는 게 시급합니다. 해물 샤부 메뉴를 추가할 경우 식재료의 일관성을 고려해 모듬 해물찜이나 낙지찜 등의 메뉴를 추가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판매 방식의 변화를 통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메뉴와 육수의 보강을 전제로 뷔페식 샤부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메뉴는 테이블 서비스와 동일하지만 손님에게 직접 원하는 음식과 양을 선택하는 재미도 주고 가격적인 부담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샤부샤부 전문점으로 변신하려면 기존 등촌샤브칼국수를 모방했다는 이미지를 풍기는 간판부터 천갈이해야 합니다.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전면 간판을 실사물과 슬로건을 포함해 화려하게 제작하고 배너나 에어 간판 등도 설치하는 게 좋습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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