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재산규모는 15개 정부 부처 장관들 가운데 '넘버1'이다. 청와대와 국회 등을 통틀어서도 유 장관보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유 장관의 재산목록은 '문화예술인들은 재산 굴리는 데 익숙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인들의 생각이 편견임을 보여준다. 재산을 불린 비결이나 현재의 포트 폴리오가 전문 투자자 못지않아서다.

일단 상반기 신고액 기준으로 유 장관의 총 재산규모는 140억1900여만원.단순히 액수만 많은 게 아니라 포트폴리오 구성도 잘 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상 전체 자산의 80%가량을 부동산으로 소유하고 있는 한국의 일반적인 부자들과 달리 유 장관의 경우 금융자산의 보유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본인과 배우자 자녀명의로 모두 63억7000여만원어치의 금융자산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장관 임명 청문회 때 화제가 됐던 일본국채.32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는데,프라이빗 뱅킹(PB)업계에서는 절세를 위해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PB팀장은 "유 장관의 경우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을 경우 부과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포함되기 때문에 연간 1억원가량을 절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환차익을 통해 추가 수익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요즘과 같은 금융시장 불안기에는 보유 중인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판'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부동산 투자에도 '귀재' 소리를 들을 만하다. 아파트 두 채와 연립주택 한 채,제주도 등에 대지도 소유하고 있다. 또 강남구 청담동에는 연면적 1396㎡ 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을 소유하고 있는데,이 건물의 신고액수는 39억2291만원이다.

한 문화계 인사는 "유 장관은 다른 문화계 인사들과 달리 돈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며 "광고 드라마 출연 등으로 번 돈을 땅 등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