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7거래일 연속 오르며 1046원까지 치솟자 정부의 대규모 시장개입이 재개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정부의 달러 매도 개입을 제외하면 원ㆍ달러 환율 상승세를 막을 만한 요인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환보유액 낭비 논란' 등을 감안할 때 정부가 이전처럼 강력한 시장개입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반복된 '용수철 환율'

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환율 방어를 선언한 지난달 7일 이후 원ㆍ달러 환율은 1000~1020원 선을 오르내렸다. 이전까지 정부 단독으로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는 정부가 달러를 내다팔 때만 원ㆍ달러 환율이 잠시 주춤하다 달러 매도가 그치면 다시 튀어올랐지만 공동 개입 이후에는 환율이 안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7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부의 '환율 안정을 통한 물가 잡기 노력'이 약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역내외에서 '달러 매수'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이 예전처럼 강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데다 글로벌 달러 강세까지 맞물리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7일 동안 31원이나 폭등했다. 정부의 시장개입 공백을 틈타 원ㆍ달러 환율이 튀어오르는 '용수철 환율'이 반복된 셈이다.

◆정부 개입 힘들듯

문제는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시장개입에 나설 수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불거진 '외환보유액 낭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200억달러가 넘는 달러 매도 개입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환율이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며 "환율을 이전 수준으로 끌어내리려면 엄청난 자금이 소요될 게 뻔한 만큼 앞으로는 공격적 시장 개입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은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현금으로 동원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공격적 시장개입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부의 시장개입이 없다면 향후 환율은 전고점인 1050원대를 가뿐히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일단 전고점을 뚫으면 기술적 저항선이 걸쳐 있는 1080원대까지는 무난히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가 환율 상승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이 공격적 시장개입에 나선 시점이 1050원 근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수준을 넘으면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효과가 상쇄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또다시 강력한 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