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두달새 파업만 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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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파업하라니 어디 먹고 살겠습니까. 파업으로 특근과 잔업을 못해 임금이 지난달에 비해 100만원이나 줄었어요. 추석도 다가오고 돈 들어갈 곳이 한둘이 아닌데…."
31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태화강 하류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50대 조합원 김모씨(북구 양정동)는 "요즘 특근이 없다보니 주말마다 하루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근로자들이 많다"며 한숨지었다.
그는 "올해로 꼬박 21년째 계속되는 파업에 임금손실은 말할 것 없이 고향 친지를 뵐 면목도 없어 벌초가기도 망설여진다"면서 "친지들이 '왜 현대차만 파업을 계속하느냐'고 물어와 민망하다"고 허탈해했다.
현대차 지부 현장조직 홈페이지 등에도 "임금협상을 빨리 끝내라"는 노조원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 노조집행부의 현장노동조직인 민투위 게시판에서 아이디 '지겨워'는 "이제 모두가 지쳤다. 협상을 빨리 끝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차 지부는 조합원들의 이런 정서에도 아랑곳없이 2일과 3일 이틀간 또 다시 주야간 각 4시간씩 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이달 2,3일 파업을 포함하면 지난 6월 말 이후 10번째다. 노사협상과정에서 산별 중앙교섭과 지부교섭 등 이중교섭과 파업에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거듭된 파업으로 조합원들의 임금손실은 크게 늘고 있다. 파업 때문에 통상 임금의 20% 내외인 잔업과 특근 수당을 못받고 있는 것.
한 조합원은 "임금이 기본급 이외에 일한 만큼 버는 체계여서 노조 지휘부의 파업결정으로 손에 쥐는 돈이 줄었다"며 "여름휴가 때도 빈손이었는데 협상타결이 되지 않으면 추석 때도 200만원 정도인 노사타결 격려금을 받지 못해 목돈없이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고 하소연했다.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울산 달천공단의 한 협력업체 김모 사장(48)은 "7~8월 두 달여 동안 납품물량이 30% 이상 줄어들어 정상 조업을 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이러다가 자금수요가 많은 추석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경주 외동공단 내 2차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름값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상반기 내내 시달렸는데 이젠 현대차 노조 파업까지 겹쳐 하반기를 어떻게 견뎌낼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규모가 영세한 2,3차 협력업체의 사정은 더 딱하다. 원자재값 상승과 납품물량 감소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1차 협력업체의 자금결제도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파업은 울산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1,2,3차 협력업체는 모두 500여개.현대차 울산공장 근로자(2만8000명)와 이들 협력업체 직원을 합할 경우 현대차 관련 종사자는 약 5만명에 달한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공장 주변인 양정동 일원 식당가와 상가는 손님이 작년보다 30% 줄어 울상이다. 한 음식점 사장은 "근로자들의 씀씀이가 크게 줄어든 데다 파업으로 직장분위기도 안 좋아 회식 자체가 거의 없어 음식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두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은 "현대차가 흔들리면 주변 상권은 물론 양산,경주 등 울산 인근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다"면서 "노사가 서로 양보해 하루빨리 임금협상을 타결지어야 울산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31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태화강 하류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50대 조합원 김모씨(북구 양정동)는 "요즘 특근이 없다보니 주말마다 하루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근로자들이 많다"며 한숨지었다.
그는 "올해로 꼬박 21년째 계속되는 파업에 임금손실은 말할 것 없이 고향 친지를 뵐 면목도 없어 벌초가기도 망설여진다"면서 "친지들이 '왜 현대차만 파업을 계속하느냐'고 물어와 민망하다"고 허탈해했다.
현대차 지부 현장조직 홈페이지 등에도 "임금협상을 빨리 끝내라"는 노조원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 노조집행부의 현장노동조직인 민투위 게시판에서 아이디 '지겨워'는 "이제 모두가 지쳤다. 협상을 빨리 끝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차 지부는 조합원들의 이런 정서에도 아랑곳없이 2일과 3일 이틀간 또 다시 주야간 각 4시간씩 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이달 2,3일 파업을 포함하면 지난 6월 말 이후 10번째다. 노사협상과정에서 산별 중앙교섭과 지부교섭 등 이중교섭과 파업에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거듭된 파업으로 조합원들의 임금손실은 크게 늘고 있다. 파업 때문에 통상 임금의 20% 내외인 잔업과 특근 수당을 못받고 있는 것.
한 조합원은 "임금이 기본급 이외에 일한 만큼 버는 체계여서 노조 지휘부의 파업결정으로 손에 쥐는 돈이 줄었다"며 "여름휴가 때도 빈손이었는데 협상타결이 되지 않으면 추석 때도 200만원 정도인 노사타결 격려금을 받지 못해 목돈없이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고 하소연했다.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울산 달천공단의 한 협력업체 김모 사장(48)은 "7~8월 두 달여 동안 납품물량이 30% 이상 줄어들어 정상 조업을 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이러다가 자금수요가 많은 추석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경주 외동공단 내 2차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름값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상반기 내내 시달렸는데 이젠 현대차 노조 파업까지 겹쳐 하반기를 어떻게 견뎌낼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규모가 영세한 2,3차 협력업체의 사정은 더 딱하다. 원자재값 상승과 납품물량 감소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1차 협력업체의 자금결제도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파업은 울산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1,2,3차 협력업체는 모두 500여개.현대차 울산공장 근로자(2만8000명)와 이들 협력업체 직원을 합할 경우 현대차 관련 종사자는 약 5만명에 달한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공장 주변인 양정동 일원 식당가와 상가는 손님이 작년보다 30% 줄어 울상이다. 한 음식점 사장은 "근로자들의 씀씀이가 크게 줄어든 데다 파업으로 직장분위기도 안 좋아 회식 자체가 거의 없어 음식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두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은 "현대차가 흔들리면 주변 상권은 물론 양산,경주 등 울산 인근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다"면서 "노사가 서로 양보해 하루빨리 임금협상을 타결지어야 울산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