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과 기업들이 캄보디아 은행업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캄보디아 경제가 연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데다 지하자원과 부동산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은행과 저축은행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까지 현지 은행 설립에 나서고 있다.

15일 캄보디아 현지 금융계에 따르면 토마토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건설업체 부영 등 3사가 올 들어 캄보디아에 은행을 설립했다. 캄보디아에는 이미 지난해 8월 부산저축은행이 '캄코은행(CAMKO BANK)'을,9월 신한은행이 '신한크메르은행'을 세웠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의 한국계 은행은 모두 5개로 전체 24개 은행의 20%에 이른다.

강무경 캄코은행장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와 달리 캄보디아는 현지 은행 설립에 큰 규제를 두고 있지 않아 사무소나 지점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정부의 외자 유치 노력도 한국계 은행 설립이 늘고 있는 배경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캄보디아에 세운 프놈펜상업은행의 이용만 부행장은 "캄보디아가 한국을 성장모델로 삼고 있고 법으로도 국내 자본과 해외 자본을 차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석유와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 개발이 한창인 데다 프놈펜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 붐이 일고 있는 점도 캄보디아를 주목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캄보디아 내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이곳에 진출하려는 국내 금융사들이 더욱 늘고 있다. 현재 진출해 있는 5곳 외에 국민ㆍ우리ㆍ기업은행과 대우캐피탈 태광 등이 캄보디아에 현지 은행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홍 캄코은행 부행장은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나라의 100분의 1에 불과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나라에 국내 금융사들이 10개나 진출하는 것은 과열 측면이 있다"며 "문맹률이 높고 물가상승률이 20%를 상회하고 있는 점도 캄보디아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프놈펜(캄보디아)=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