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가 아파트 거품에 취해 살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빚잔치를 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 '

이런 비관적 경고로 시작하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부동산 불패 신화'의 종언을 예고한다. 외환위기 이후 2001년부터 폭등해온 집값 거품이 꺼질 때가 됐다는 것.더구나 부동산 거품의 규모는 IT(정보기술) 버블이나 카드채 거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거품붕괴가 본격화되기 전에 한시 바삐 부동산 시장에서 떠나라고 강조한다.

집값 거품 붕괴를 예고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세계 각국 부동산 값이 2000년대 이후 동시에 올랐다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계기로 약간의 시차를 두고 함께 꺼지고 있는 동조화 현상,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사태,뉴타운 및 신도시 공급 쇼크,낮은 기대수익률,금리상승에 따른 가계 압박,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주택 수요 급감,웬만한 정책에도 꿈쩍 않을 만큼 위축된 투자심리….

저자들은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집값붕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L자형 장기 대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 대출 규모가 270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거품붕괴로 인한 가계 파탄과 가계 재무상태 악화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부채를 청산하고 소비 여력을 회복하려면 최소한 4∼5년은 걸린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자산투자의 70% 이상인 부동산 투자규모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1초라도 빨리 손절매를 하고,내집 마련의 환상을 버려야 한다. 앞으로 10여년 사이에 집값이 반토막 나는 시기가 올 것이므로 집을 사기보다는 지금 전세를 살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았다가 거품이 충분히 걷힌 후에 자신의 경제력에 맞는 집을 사는 게 낫다.

여러 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거품이 가장 많이 낀 것부터 처분해야 한다. 특히 거품을 주도했던 중대형을 먼저 포기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집이 아닌 자신에게 투자하라.집 가진 빈자보다 집 없는 부자가 낫다. 부동산 대신 자신에게 투자해 사람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꼭 집을 사고 싶다면 충분히 바닥을 확인한 다음 사라.거품붕괴 초기에 각종 분양촉진책에 속아 거품이 잔뜩 낀 집을 샀던 일본인들이 거의 예외 없이 추가 하락을 경험한 사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