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득 3500만원 넘으면 이젠 못받아

'쌀 소득보전 직불금'(이하 쌀 직불금)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쌀 직불금을 부당 신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감사원이 지난해 쌀 직불금 수령자 중 28만명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비경작자'이고,그 중에는 4만여명의 공무원도 포함돼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관련 법개정을 통해 부재지주 수령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선 국정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쌀 직불금과 관련한 궁금증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Q: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도 쌀 직불금을 받을 수 있나?

A:안 된다. 쌀 직불금 지급 대상이 '농지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실제 경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만약 농지 소유자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자기 소유농지를 다른 사람에게 대리경작(소작)시킬 경우 쌀 직불금은 농지 소유자가 아닌 대리경작자가 받는다.

Q:다른 직업을 갖고 있어도 직불금을 받을 수 있나.

A:농사만 짓는다면 농업이 아닌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더라도 쌀 직불금을 받을 수는 있다.

Q:자경 여부에 대한 확인은 누가 하나?

A:현행 법률에 따르면 쌀 직불금은 거주지의 읍ㆍ면ㆍ동사무소에 신청하고 자경 여부는 농지 소재지의 읍ㆍ면ㆍ동사무소가 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자경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해당 읍ㆍ면ㆍ동사무소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자경 확인서를 이장이나 통장에게 대신 작성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확인절차가 미흡하다보니 농지 소유주가 농사를 짓지 않고 대리경작인과 합의만 하면 쌀 직불금을 받을 수 있는 불법 행위가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Q:위탁영농을 할 경우는 어떤가?

A:법률에 명시돼 있지 않지만 농삿일의 상당 부분이 분업화되는 추세이다보니 부분적인 위탁영농은 허용된다. 예컨대 부재지주가 1년 내내 농사 일에 매달리지 않고 모내기,농약살포,추수 등을 다른 사람에게 위탁했더라도 '상당 기간'을 직접 농사에 종사했다면 직불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위탁영농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는 논란의 대상이다.

Q:쌀 직불금을 불법 수령했을 경우 처벌할 수 있나?

A:현행 쌀 직불금 관련 법률은 자격조건이 없는 이가 직불금을 받았더라도 직불금을 회수하거나,3년간 직불금 신청을 못하도록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자격 없이 쌀 소득보전 직불금을 수령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경확인서를 위조하는 경우 공문서위조 및 행사,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을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적극적으로 자경확인서를 위조했다면 형법상 사기죄를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Q:쌀 직불금이 얼마되지 않는데 왜 불법수령자가 많은 것인가?

A:감사원은 "쌀 직불금 제도가 양도소득세 회피수단으로 악용되거나 농지법 위반에 대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간 100만원 남짓한 쌀 직불금을 받으려는 목적이 실제로는 탈세를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현행 농지법은 1996년 1월1일 이후 농지 획득분에 대해선 농업인이나 농업법인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Q:경작자가 아니면 어떻게 되나?

A:실제 경작자가 아닌 경우에는 매년 농지이용 실태조사에서 적발되면 1년 이내 보유농지를 처분해야 한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농지 양도세를 감면받기 위해선 8년 동안 자경을 해야 하는데,쌀직불금 수령실적이 자경 여부를 입증할 수 있어 이를 악용하려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태명/이해성 기자 chihiro@hankyung.com

[ 용어풀이]

쌀 직불금=정부가 시장가격보다 비싼 값에 쌀을 구매해주는 추곡수매제를 2005년 폐지하면서 새로 도입한 제도다. 농지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 주어지며 금액은 농지 소유 면적과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지급된다. 올해 직불금은 ㏊(1만㎡)당 74만6000원이며,쌀값이 목표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그 차액의 85%를 이듬해 3월에 또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