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수 의사를 철회한 플래시메모리 카드 제조업체 샌디스크의 주가가 30% 이상 폭락했다.

샌디스크 주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전날보다 31.64%(4달러67센트) 떨어진 10달러9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가격은 52주 최저가이자 2003년 4월 이래 최저치다. 삼성전자가 제안했던 인수가격인 주당 26달러와 비교하면 40% 수준에 불과하다.

외신들은 '인수 철회'라는 삼성전자의 선택이 현명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칼럼을 통해 "삼성은 샌디스크 인수 철회로 잠재적 재정 압박으로부터 벗어났다"며 "지나치게 몸값을 올리려던 샌디스크는 얻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삼성의 복수'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소송을 각오하고 샌디스크에 지급하고 있는 매년 4억달러 규모의 기술사용료 지급을 중단할 경우 샌디스크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은 삼성전자가 앞으로 샌디스크를 애초 제안한 가격보다 더 싸게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플래시메모리 라인 매각 등으로 샌디스크 몸값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JP모건의 논리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