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내년도 성장률과 관련 "4%는 어렵지만 3%대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 총재가 내년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수차례 나타냈지만 공식적으로 `3%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에 대한 배영식(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적정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이 총재는 "지금이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면서 "작년에 900원까지 갔는데 그건 지금과 정반대로 이례적으로 내려갔던 수준이므로 국제금융시장이 정상화되더라도 900원이나 그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20일 열린 국감에서는 "현재는 1997년 환란 이후 10년간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내년 성장률이 4%가 될지 안될지 애매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4% 성장하기가 쉽지 않으며 내년 수출은 두자릿수 증가율이 어렵다"고 밝히고 "지금 금융 쪽은 상당히 나쁘다고 보고 있으며 실물 쪽은 올해 중반부터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달 9일 기준금리를 인하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경제성장률이 4% 밑으로 떨어지는, 소위 잠재능력(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3.6%)와 LG경제연구원(3.6%), 한국경제연구원(3.8%) 등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성장률을 3%대 중후반으로 보고 있다.

해외의 경우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2%로 제시하는 등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이준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