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발견..자살사이트서 만난 듯

취업난과 생활고를 비관한 20대 남녀 3명이 승합차에 연탄불을 피워 동반자살했다.

12일 경기도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40분께 시흥시 조남동 외진 농장 앞에 세워진 승합차 안에 오모(28.대학4년 휴학), 김모(26.회사원), 한모(26.여.무직) 씨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김모(54)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일하는 공장 인근의 농장 입구에 차가 주차돼 있어 보니 뒷좌석 3칸에 젊은 남녀 3명이 각각 누운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차량 안에서는 타다 만 연탄 2장과 화덕 2개, 수면제 3통, 빈 소주병 3개 등이 발견됐다.

오씨의 가방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아 취업이 어렵다', 김씨의 가방에서는 '주식에 투자했다 2천600만원을 빚졌다'는 내용의 메모가 있었다.

이혼한 한씨가 거주하는 군포의 고시원에서는 '세상을 뜬 작은 아들 옆에 묻어달라'는 내용의 A4용지에 쓴 유서가 발견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10일 오후 서울 강동구의 렌터카회사에서 승합차를 빌리고 인근 상점에서 연탄과 화덕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서울 강서구와 경북 경주시, 경기 군포시에 따로 살고 친분이 없는 이들이 최근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이들이 자살 관련 사이트에서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차량 문이 안으로 잠겨 있었고 3명의 시신에서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 현상이 확인됨에 따라 이들이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검찰의 지휘를 받아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하기로 했다.

(시흥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