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인터넷쇼핑몰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백화점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백화점 유통산업연구소는 10일 '2009년 소매유통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인터넷쇼핑몰 매출액이 올해보다 13.1% 증가한 20조8000억원으로 백화점(20조3000억원)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선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수년째 고속성장을 질주해 온 인터넷쇼핑몰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백화점 시장을 조만간 추월할 것으로 관측해왔다.

인터넷쇼핑몰의 매출은 2004년 7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8000억원으로 3년 새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올해도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타격을 입었지만 G마켓ㆍ옥션ㆍ11번가 등 오픈마켓이 20% 이상 외형이 커지고,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운영하는 종합쇼핑몰의 성장도 가속화되면서 작년보다 18.4% 증가한 17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연구소는 예측했다.

이에 반해 백화점은 2004년 16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8조9000억원으로 5% 미만의 낮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올초만 해도 성장 한계에 다다른 백화점이 제자리 걸음을 할 경우 올해 인터넷쇼핑몰에 뒤처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명품 호황과 화장품 잡화 등 고급 상품군의 선전으로 올해 백화점 매출은 4.9% 늘어난 19조8000억원으로 관측됐다. 인터넷쇼핑몰과의 외형 격차는 좁혀졌지만 지난해(3.2%)보다 증가율이 높아져 우위는 지킨 셈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ㆍ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 9월 이후 고소득층의 소비 위축이 내년에는 더욱 심화돼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2.0%에 그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반면 인터넷쇼핑몰은 불황으로 성장률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쇼핑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등의 강점이 부각돼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백인수 롯데 유통산업연구소장은 "백화점과 인터넷쇼핑몰의 매출 역전 현상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백화점들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던 명품의 인터넷 판매를 늘리는 등 온라인 채널의 활용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