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보광훼미리마트 본사 7층 회의실.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예비 창업자 10여명을 대상으로 편의점 훼미리마트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한 참석자는 "1억원을 투자하면 어떤 곳에 몇 평짜리 매장을 열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광우 훼미리마트 마케팅팀장은 "올 들어 편의점 가맹 문의가 늘어나면서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본사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있다"며 "가맹상담 건수가 작년에 비해 4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이 최근 창업 시장에서 불황을 타지 않는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식업에 비해 경기나 유행에 덜 민감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예비 창업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실제로 훼미리마트뿐 아니라 GS25,쎄븐일레븐,바이더웨이,미니스톱 등 5대 편의점 브랜드의 가맹상담 건수는 올 들어 30~40%씩 증가했다.

◆불황에도 편의점 시장은 계속 확대

1989년 국내 첫선을 보인 편의점은 지난해 2월 전국 점포 수가 1만개를 돌파하고 점포당 인구 수가 5000명 이하로 떨어지자 향후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와 편의점협회 등에 따르면 편의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1%에 이어 올해엔 15.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극심한 불황이 예고된 내년에도 14.3% 성장해 소매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소비 심리가 위축되더라도 소비자들의 긴급 수요와 편의성에 맞춰 생필품 위주로 판매하는 편의점 특성상 일정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의점 업체들의 출점 경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신규 출점 목표 수는 △훼미리마트 780개 △GS25 600개 △쎄븐일레븐 500개 등으로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편의점 창업 기회는 줄어들지 않는 셈이다.


◆임대비 제외한 창업비는 2000만원대

예비 창업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창업하는 데 얼마나 들고 이익은 어떻게 배분하느냐는 것.편의점 창업 비용은 독립 점포나 외식업 창업에 비해 의외로 많지 않다. 점포 인테리어비나 판매시설 비용을 가맹본부가 전액 부담하기 때문이다. 가맹 계약은 점포 확보를 점주가 책임 지는 '일반(순수) 가맹'과 가맹본부가 점포를 확보한 뒤 점주에게 임대하는 '위탁 가맹'으로 나뉜다. 일반 가맹이든 위탁 가맹이든 개점 투자비는 가입비 700만원,상품 보증금 1000만~1200만원 등 2000만~2300만원 정도로 같다. 일반 가맹의 경우 '개점 투자비+점포 임대비',위탁 가맹은 '개점 투자비+위탁 보증금(1500만~2500만원)'이 창업 비용이 된다.

점주와 가맹본부의 이익배분 비율은 차이가 있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일반 가맹은 매출 총이익(매출-매출원가)이 월 1000만원 이하면 점주 몫이 65%이고,300만원 단위로 이익이 커질수록 비율이 높아져 3000만원을 넘으면 85%까지 점주 몫이 된다. 위탁 가맹은 점주 40%,본부 60%로 본부 비율이 더 높다. GS25 쎄븐일레븐 등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서 임대료(위탁 가맹은 본부 부담)와 인건비,수도광열비 등을 공제한 것이 점주의 순익이 된다.

◆입지 선정ㆍ종업원 관리에 신경 써야

현재 일반 가맹점 대 위탁 가맹점 비중은 훼미리마트가 7 대 3이고 GS25가 6 대 4 정도로 일반 가맹점 비중이 높다. 전문가들은 투자비가 들더라도 매출을 많이 올릴 자신이 있으면 일반 가맹이 유리하고,자금 여력이 없거나 점포 운영 경험이 없는 초보라면 부담이 적은 위탁 가맹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다만 편의점 점포 수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전과 같은 '대박 점포'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 과도한 욕심에 임대 비용이 너무 비싼 점포를 고르거나 종업원 관리를 소홀히해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적정 이익은커녕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보통 5년 이상(일반 가맹) 맺는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수천만원까지 위약금을 낼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장준수 GS25 개발기획팀 차장은 "1억원을 투자한 일반 가맹점은 월 평균 400만~500만원,5000만원을 투자한 위탁 가맹점은 250만~300만원 정도 순익을 올리는 게 보통"이라며 "입지 조건이나 점주의 매장 관리 능력에 따라 수입도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