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 비전
신속히 실현해야 강대국 도약



한국이 확고한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 여부는 영국처럼 녹색성장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느냐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미국 일본 등 15개 주요 국가 중 한국의 녹색경쟁력은 11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한국경제신문 주최로 1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린 '기후변화시대 경제성장전략 포럼'에서 조너선 노트 주한영국대사관 부대사는 특별강연을 통해 영국의 기후변화 관련 대응책을 설명하며 한국도 녹색성장을 위한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계 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포럼에서 노트 부대사는 "영국에선 3주 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명시한'기후변화법'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다"며 "앞으로 영국은 정부가 바뀌더라도 저탄소 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탁월한 선택이자 비전"이라며 "한국이 앞으로 세계를 이끄는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는 이 비전을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더 완벽하게 실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기후변화시대 신성장 전략'이라는 발표에서 "미국과 일본,EU(유럽연합) 등 주요 15개국의 녹색경쟁력 지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11위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기업의 환경경영능력 및 환경산업에서 수익창출역량을 나타내는 '녹색산업화지수'는 8위를 기록했다"며 "선진국과 격차가 크지 않은 녹색산업을 신성장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천규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과장은'저탄소 녹색성장의 비전과 전략'이라는 강연을 통해 "영국과 일본,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녹색산업 및 기술을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삼기위한 다양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국내에서도 환경과 경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환경산업 육성계획을 통해 22조6000억원의 경제적 기대효과와 2012년까지 12만개,2020년까지 48만개의 신규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정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지속가능한 녹색경제로의 전환전략'이란 발표에서 "현재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에는 균형발전이라든지 계층간·지역간 형평성의 추구 관련 부분이 부족하다"며"장기적으로 성장과 환경을 조화시킨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이런 취약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하지원 서울시 의원은 축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배부른 뒤에 하는 일이 아닌 급박한 일이며 기후변화에 빨리 대응할수록 그만큼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기후변화대응이 경제를 살린다'란 주제로 열렸다. 이들 외에 박준우 상명대 경제학부 교수,안윤기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조용수 LG경제연구원 실장,이강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등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주제별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