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희망 1순위' 던킨도너츠.배스킨라빈스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나라빌딩 샤니 '르뽀미에' 창업설명회 현장.머리가 희끗한 중장년층 남자들이 60여석을 꽉 채웠다. 주로 투자금액과 점주 마진(수익성)에 대한 열띤 질문과 응답이 오갔다. 설명회가 끝난 뒤 20여명은 가맹점 개설 신청서를 작성했다.

대기업은 물론 공기업에서도 감원 한파가 불면서 화이트칼라 퇴직자들이 늘고 있다. 퇴직자들이 가장 눈여겨 보는 기업이 바로 SPC다.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 등 한결같이 수익이 안정적이고 대중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치고 있어서다. '프랜차이즈 불패신화'로 불리는 SPC그룹의 주요 사업과 창업방법,주의점 등을 알아봤다.

◆프랜차이즈의 '미다스의 손'

SPC그룹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거의 모든 브랜드가 동종 업계 1위로 성장했다. 매출액도 2000년 4800억원에서 지난해 1조4000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불어난 데 이어 올해는 1조7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아이템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도넛 등이어서 불황을 잘 타지 않아 폐업률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C의 급성장 배경에는 품질제일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1983년 업계 최초로 식품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했고 브랜드 통합관리와 고객의 '충성도' 제고에도 공을 들였다. SPC의 통합 적립카드인 '해피포인트 카드' 회원은 65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SPC캐피털을 통해 운영해 온 자체 창업자금 지원제도도 인기 비결.부동산과 임차(전세) 보증금,장비 등을 담보로 최장 5년까지 대출해 준다. 대출한도는 담보.신용을 합쳐 최고 1억5000만원이다.

◆어떤 사업이 좋을까

'프랑스 정통 빵의 맛'을 표방한 파리바게뜨는 2002년 1000호점을 넘어섰고 현재 매장수는 1800여개에 달한다. 프랑스풍 인테리어,카페형 매장 등에 힘입어 단기간 국내 최대 베이커리 체인으로 도약했다. 개점 전 운영교육,제빵실습 교육 등 체계화된 운영 시스템을 통해 초보 창업자도 쉽게 운영할 수 있는 게 장점.다만 기존 매장이 많아 새 아파트 단지 등 장소 물색이 관건이다.

던킨도너츠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웰빙흐름에 맞는 메뉴 개발 덕분에 경쟁이 심한 도넛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주요 고객은 20~30대 여성과 중고생이다.

최근 커피 등 음료 매출 비중을 30%에서 40%로 높인 게 점주의 수익성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카페형 매장이 늘면서 도심,학원가는 물론 주택가 상권도 입점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 케이크,요거트 아이스크림,생과일 등을 토핑한 아이스크림 등 신메뉴로 주요 타깃인 10~20대를 공략하고 있다. 주택가 다운타운 등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이 편리하며 주목도가 높은 곳에 입점하기 적당하다.

㈜샤니는 지난해 4월 프랑스어로 사과나무를 뜻하는 홈스타일 베이커리 '르뽀미에'를 선보였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상권분석을 통해 고급 베이커리와 성공한 개인 베이커리의 장점을 살린 틈새형 점포다. 현재 9개인 매장 수를 내년 5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빚은'은 2006년 삼립식품과 전주대 한복진 교수(전통조리학과)가 함께 선보인 전통 떡 프랜차이즈다. 주요 메뉴는 200여종의 떡과 한과 선물세트 샌드위치 전통음료 등이며,돌 결혼 등의 답례품으로 인기다.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이 20%를 웃돈다.

◆유의할 점은

흔히 예비 창업자들은 가맹점 사업을 장밋빛 미래로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베이커리 사업은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 중 하나다. 하지만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수백명의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세다. 품목 수도 200가지 이상으로 많아 재고 관리도 쉽지 않다. 아이스크림은 상대적으로 유통기간이 길어 재고 부담이 적은 게 장점이다.

SPC그룹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는 초기 개설비용(임대료 제외)이 1억5000만원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때문에 자금 사정이 넉넉해야 가맹사업이 가능하다. 반면 르뽀미에,빚은은 소자본 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가맹설명회를 반드시 들어보고 점포 임대에 앞서 시장조사를 의뢰할 것을 조언한다. 기존 점포와 상권이 겹치지 않고 개점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온 뒤 임차해도 늦지 않다. 보통 임차계약은 2년이 기본이지만 가맹계약은 기본 3년에 1년씩 연장하는 형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