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요청 가능해져 … 파산 위기 GM에 큰 도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소비자금융 자회사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GMAC에 회생의 길이 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GMAC가 요청한 은행지주사 전환 요청을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GMAC는 미 재무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FRB의 재할인 창구를 통한 자금대출도 가능해졌다. 이번 조치는 미 정부가 GM에 총 134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키로 한 데 이은 것이다.

지나 프로이아 GMAC 대변인은 이날 "은행지주사 전환으로 자동차 및 주택담보대출 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해법을 찾았다"며 "자금조달을 쉽게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동차 딜러들에 대한 혜택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RB 측도 GMAC가 오토론 주택담보대출 등 소비자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게 되면 위축된 신용시장을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은 현행 법규정상 은행에만 할 수 있어 소비자금융을 담당하는 GMAC는 그동안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GMAC는 미국 내 최대 자동차파이낸싱 회사로 2113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GMAC의 정상화 여부가 모회사인 GM의 경쟁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파산 위기에 몰린 GM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GMAC가 파산한다면 GM에 90억~130억달러의 유동성 부담이 추가로 얹히게 된다고 전망했다. 미국 자동차업계 전문 주간지인 오토모티브뉴스는 GMAC가 망하면 미국 내 6400여개 GM 딜러 중 절반 이상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GM에 134억달러의 단기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지만 시장에서는 GM이 여전히 위기에 빠져 있다고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최근 잇따라 GM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GMAC가 은행지주사로 전환함에 따라 대주주인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털과 GM은 보유 지분을 줄여야 한다.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서버러스는 14.99% 이내로 지분을 낮춰야 하고,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GM은 10% 이내의 의결권 있는 지분만 가질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