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가 관리 … 사흘째 하락

정부의 '종가 관리'로 29일 원ㆍ달러 환율이 사흘 연속 하락하며 1260원대로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36원 내린 1263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29원 내린 127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연말 결제 자금 확보를 위한 달러 매수세가 들어오며 한때 하락폭이 10원 이내로 좁혀지기도 했다. 이후 1283원 근처에서 움직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장 마감 10분 정도를 남기고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물이 쏟아지면서 단숨에 20원가량 추가 하락했다. 이날 오후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좁혀진 데다 외국인들이 주식 순매수로 전환한 것도 환율 하락폭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기업들의 연말 결산 기준이 되는 30일 시장 평균 환율(MAR)을 하향 안정시키기 위해 외환시장 폐장일인 30일까지 환율 관리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부터 공기업의 연말 결제 수요를 내년 초로 미루고 은행들에 달러 매수 자제를 요청하는 것은 물론 직접적인 시장 개입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정부의 시장 개입 물량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최근 외환시장 거래량이 30억달러에 못 미칠 때가 많아 정부의 환율 관리 의지가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대략 1250원 안팎에서 30일 시장 평균 환율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달러 매수세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환율 관리는 내년 초 환율 폭등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