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중 1,009P↓…하루 158P 빠지기도
시총 절반 증발, 외국인 비중 30% 하회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붙는 바람에 올해 우리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각종 불명예 기록도 쏟아졌다.

한때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보다 1,000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3년 만에 세자릿수로 떨어지기도 했고, 하루에만 158포인트나 하락한 날도 있었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지수는 1,891.45로 출발해 5월 19일 장중 1,901.13까지 뛰었다.

그러나 미국 대형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등으로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서 10월 27일 장중엔 892.16까지 내려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장중 기준 연중 최고와 최저치의 격차는 1,008.97포인트로, 코스피지수의 연중 변동폭이 1,000포인트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0월29일에는 지수가 오전엔 1,078.33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920.35까지 떨어져 하루 기준 장중 변동폭이 157.98포인트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일중변동성(고가에서 저가를 뺀 값을 고저가의 평균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은 15.81%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코스피지수는 10월24일 종가가 938.75로 올해 처음 1,000선이 무너졌는데, 지수가 1,0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5년 6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었다.

올해 709.07로 시작한 코스닥지수도 1월 11일 719.99까지 올라갔으나 10월28일에는 사상 최저치인 245.06까지 하락했다.

2000년 2,925.50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 8년 만에 90% 넘게 급락한 셈이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소식이 전해진 10월30일엔 전날보다 11.47%(30.46포인트) 폭등해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 다소 위안거리였다.

2004년 1월26일 코스닥의 종합지수기준(1996년 7월1일 지수)은 100에서 1,000으로 상향돼 소급 적용됐다.

지수 급락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시가총액은 작년 말 1천52조원에서 최근 619조원대로 절반 가까이 증발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작년 각각 3억6천373만주, 5조5천396억원에서 올해 3억5천537만주, 5조2천7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또 올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의 변동성을 보임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6차례, 코스닥시장에서는 19차례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동성 압박에 시달린 외국인들이 각국 증시에서 대거 현금화에 나섬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졌다.

지난 7월28일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보유비중이 29.89%로, 거래소가 지분율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이달 26일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36조1천638억원으로 1992년 증시 개방 이후 연간 순매도액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6월9일부터 7월23일까지 무려 33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종전 기록인 2005년의 연 24일을 갈아치웠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