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캐주얼까지 소화…장미희ㆍ김희애 대표 아이콘
패션업계 "40~50대 구매력 높다" 신규 브랜드 잇따라


'루비족(RUBY族) 을 잡아라!'극심한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패션업계가 매력적인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루비족'중년 여성에 주목하고 있다.

루비족은 나이는 40~50대면서 외모는 30대이고,경제력을 갖춰 자신을 가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일명 '아줌마 스타일'의 마담 브랜드보다 젊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루비족을 겨냥한 패션 브랜드들이 속속 선보일 움직임이고 백화점에선 루비족 전용 편집매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패션시장의 마지막 블루오션

루비족이란 'Refresh(상쾌한),Uncommon(평범하지 않은),Beautiful(아름다운),Young(젊은)'의 앞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다.

지난해 큰 인기를 모은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가 대표적인 루비족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트렌드연구소 PFIN은 '2009 패션 소비 트렌드'보고서를 통해 '뉴 시니어' 시장이 국내 패션시장에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며 올해부터 본격 성장해 내년에는 뉴 시니어 르네상스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LG패션 CDO(최고디자인경영자)인 김영순 상무는 "최근 국내 여성들의 구매 성향을 보면 실제 나이보다는 '마인드 에이지(심리적 나이)'와 취향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20~30대 브랜드도 선호

지금까지 중년 여성들을 겨냥한 브랜드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디자이너부티크 등 기존 마담 브랜드들이 노후화하면서 루비족만을 위한 신규 브랜드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당장 '그들만의 브랜드'를 찾지 못한 루비족은 우선 20~30대 여성복 브랜드에 눈을 돌렸다.

LG패션의 이탈리아 명품 여성복 브랜드 '블루마린'은 30대가 타깃이지만 실제 주고객은 40~50대 중년 여성들이다.

심지어 '탱커스''BNX' 등 영캐주얼들은 40~50대를 위해 66 또는 77사이즈 제품까지 내놨다.

이에 주목해 베이직하우스의 '디아체',형지어패럴의 '라젤로' 등 중년여성 타깃의 브랜드들이 지난해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패션업체인 제일모직도 다음 달부터 구매력 높은 40~50대 루비족을 겨냥한 여성복 '르 베이지'를 신세계 본점 · 강남점 등 4~5개 백화점 매장에서 선보인다. 대신 지난해 초 론칭한 20대 타깃의 여성복 '컨플릭티드텐던시'는 접는다.

루비족 전용 편집매장도 등장

20~30대가 아닌 '루비족'을 겨냥한 수입 편집매장도 등장한다. 다음 달 신세계 본점 · 강남점에 문을 여는 '가드로브(Garde Robe)'는 미국 유럽 등 10여개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내놓는다.

미국 '엘렌 트레이시''찰스 놀란',영국 '마가렛 하우웰'등 현지 고급 백화점에 입점했으면서 국내에는 첫선을 보이는 브랜드들 위주다.

장수진 신세계 여성복 바이어는 "장미희,김희애 등 나이에 비해 젊어보이고 세련된 연예인의 패션이나 생활 패턴이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며 "젊고 세련된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중년 여성들의 체형을 커버해 주는 스타일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