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최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쌍용차 경영진이 ‘법정관리 신청’이란 카드를 빼들면서,쌍용차의 법정관리 절차와 회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5년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4년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쌍용차가 법정관리 및 강력한 자구노력 등을 통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쌍용차 왜 무너졌나
쌍용차는 1977년 동아자동차공업으로 본격 완성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1986년 쌍용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4륜구동 차량인 코란도,무쏘,체어맨 등을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1998년 쌍용그룹의 몰락으로 대우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2년후 다시 대우 해체와 함께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후 채권단은 2004년 상하이차에 경영권을 넘겼다. 당시 국내에서는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로 인해 중국으로 자동차 기술이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하이차의 기술 유출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포츠형다목적차량(SUV)과 대형세단 부문에서 탄탄한 위상을 다져오던 쌍용차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고유가와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경영적자 폭이 확대되는 동시에 자금조달조차 막히면서 최근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상하이차는 법정관리 신청을 선택하면서 지분 51%(시가총액 1600억원중 800억원)를 포기했다. 물론 쌍용차의 차입금 등 6000여억원에 대한 채무 책임에서도 벗어난다. 상하이차가 쌍용차 처리 문제를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떠넘겼다는 얘기다.

◆법정관리 어떻게 진행되나
이제 공은 법원으로 일단 넘어간 상태다. 법원이 쌍용차의 회생가능성 여부를 따져 회생 결정을 내린다면 쌍용차의 회사정리계획안이 수립된다.

채권단 등이 모두 동의하면 무담보채권은 출자전환된다. 또 쌍용차는 법원 주관하에 채무재조정과 함께 재매각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자금난이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의 대외적 원인에 기인한 데다,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법원은 쌍용차에 대한 관리인과 조사위원을 선임하며 최대주주인 상하이차를 비롯한 주주들의 권리는 일체 행사될 수 없다. 관리인은 통상 기존의 회사 대표이사가 선임된다.

그러나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감원 등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에 노조와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또 향후 법정관리를 졸업하더라도 다른 완성차 업체에 재매각이 가능할 지도 불투명하다. 법정관리가 개시된 이후 마무리되기까지 수많은 숙제들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특히 법정관리에 앞서 회사정리계획안에 대한 동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무담보채권자들은 법원명령에 따라 지급을 받을 수 없다. 최악의 경우엔 회사 정리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쌍용차에 대규모 자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회사정리계획안이 받아들여질 지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법정관리 진행 여부와 함께 중요한 점은 쌍용차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다. 현재 정부와 은행권은 쌍용차의 법정관리 개시 절차를 지켜보면서 지원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앞으로 쌍용차의 법정관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회생 가능성 등을 파악해 지원 여부를 논의키로 한 것이다.

현재 쌍용차 관련 채권은 산은의 시설자금 대출 2380억원,시중은행의 무역금융 790억원,공모채 1500억원,해외 전환사채(CB) 2억유로 등이다.

산은 관계자는 “상황을 더 지켜본 뒤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쌍용차는 일단 강력한 자구노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쌍용차를 이를 위해 △희망퇴직의 시행 △순환 휴직(평균임금 70%에서 50%로 축소 지급) △향후 2년간 임금삭감(최고 30%~10%) 및 승격,채용 동결 △복지지원 잠정 중단 등을 통해 고정비 지출을 대폭 절감키로 했다.

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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