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와 양천구 집값은 거의 바닥을 찍었습니다. 특히 강서구는 오는 5월 지하철 9호선 개통을 앞두고 있어 집값이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내발산동 강서구민회관에서 열린 '강서 · 양천지역 부동산 포럼'에서 이 지역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은 9호선 개통과 마곡지구 개발에 따른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임대주택이 많고 도심에서 멀어 한동안 소외됐던 강서구 부동산 시장이 조만간 주목받을 것이라고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이날 포럼 내용은 한국경제TV를 통해서도 방송될 예정이다. 포럼은 연중 개최하고 있으며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핵심 권역이나 특정 이슈를 선정해 집중 진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9호선 효과 식지 않았다

지하철 9호선 개통 호재가 이미 강서구 집값에 반영됐다고 주장하는 일부 시각에도 불구,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아직 영향을 미칠 경로가 남아 있다고 본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집값 상승 전망이 대표적이다.

가양1단지 세종공인의 정혜영 중개사는 "강서구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30% 미만"이라며 "강남까지 급행으로 28분이면 닿을 수 있는 9호선이 개통되면 전세수요 증가→전셋값 상승→주택 매입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2006년 말 최고가와 비교하면 강서구 집값도 지금은 20%가량 떨어졌다"면서도 "집주인들이 9호선 개통 기대심리로 호가를 내리지 않아 더 이상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1가구 1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대부분인 강서구의 특성상,집값이 떨어지면 매물이 쑥 들어가버려 상대적으로 가격하락폭도 크지 않다. 등촌동 세계공인의 박병구 중개사는 "가양1단지 한강타운 104㎡형이 5억원대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는데 이보다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기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개발호재가 많아 강서구 집값은 바닥을 찍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9호선이 개통되면 소형평형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강변쪽 아파트들이 지하철 개통과 한강프로젝트 수혜를 많이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곡개발로 빌딩투자 유망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 위 땅으로 불리는 '마곡지구'는 2015년까지 1단계,2023년까지 2단계 개발이 완료된다. 한강과 마곡지구 내 중앙호수공원을 운하로 잇는 워터 프런트가 2012~2013년이면 완공되기 때문에 3~4년 후부터 마곡지구 개발효과가 강서구 일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마곡 개발에 관심 있는 고액 자산가라면 주택보다는 상가건물이나 빌딩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보상받은 원주민들이 아파트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플러스(내발산동)의 이영희 중개사는 "마곡의 땅주인들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던 2005,2006년에 미리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상가건물이나 아파트를 구매한 경우가 많았다"며 보상금으로 일단 대출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사덕 학사공인(화곡3동) 중개사는 "토지보상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대토로 구할 땅이나 수익성 있는 상가건물,자녀 증여용 아파트 순으로 투자대상을 알아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영희 중개사는 "발산역과 우장산역 인근의 저렴한 빌딩은 3.3㎡당 2000만~2500만원이면 살 수 있다"며 "상가건물 가격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어 선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염창동 부동산월드의 김명란 중개사는 "작년만 해도 20억~30억원 하던 빌딩이 50억~60억원으로 호가가 올라 중개사들도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방화동 금강공인의 김치민 중개사는 "마곡지역과 맞닿은 방화동 상가는 등촌동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며 "20억~30억원 정도 자금을 가진 투자자라면 괜찮은 물건들이 있다"고 투자를 권했다.

투자유망 주택으로는 마곡지구 개발 수혜 아파트단지로 지하철 5호선 발산역 부근의 우장산힐스테이트를 단연 최고로 꼽았다. 다음으로 마곡지구와 바로 경계를 이루는 방화1동의 입주 2~3년 내 아파트를 권했다. 방화동 마곡푸르지오 106㎡형은 현재 5억5000만원인 데 반해 마곡지구 분양가는 7억5000만원 정도 예상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마곡지구에 들어설 1만1000여 가구 가운데 임대주택 비중과 주택규모가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강서구 집값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곡지구 옆 방화뉴타운 지분가격도 약세여서 관심을 모은다. 방화동 스카이공인의 김영전 중개사는 "작년 10월 토지거래허가제가 완화돼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작년 중반 대비 지분가격이 10~15% 정도 떨어졌다"며 "방화8구역의 23㎡짜리 주택 지분은 2억4500만원 하던 게 지금은 2억15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3.3㎡당 2700만~2800만원 선이다.

◆목동 집값 바닥 다진다

양천구 목동도 강남발 훈풍 영향으로 급급매물 위주로 물량이 소화되고 있다. 작년 12월 목동 3단지 89㎡형이 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후 4억원대 매물은 자취를 감추고 호가도 5억원으로 올라서고 있다. 목동 3단지 인근 강서공인의 이성규 중개사는 "89㎡짜리 매물이 현재 5억~5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며 "115㎡도 8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지금 매물은 9억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2단지에서 영업 중인 월드우성공인의 오은해 중개사는 "급매물이 한 차례 팔린 뒤 호가가 오르면서 거래는 잠잠하지만 목동 진입을 위한 대기수요가 적지 않아 목동 집값이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중개사는 "목동은 지구 안의 경우 그동안 아파트값 상승폭이 컸던 만큼 하락의 골도 깊은 편이지만 주변(지구밖) 아파트는 가격하락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실수요자들은 단지 외곽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은 타이밍상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