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와세다대학 교수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85엔까지 오르면 일본 정부가 개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1990년대 후반 일본 재무성 차관을 지낸 사카키바라 교수는 지난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수주 내 엔화가 85엔까지 오를 것"이라며 "재무성은 급격한 엔고로 고통받고 있는 수출업체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 가치는 6개월 전만 해도 달러당 120엔 수준이었으나 금융위기 와중에 가장 안전한 통화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달러당 89엔대까지 급상승했다. 지난 21일에는 달러당 87.10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엔화 가치는 달러뿐만 아니라 유로나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초강세다.

급격한 엔고로 일본 수출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적으로 엔고 현상은 일본의 무역흑자가 커질 때 나타나는데 최근에는 무역적자에도 불구,엔고 행진이 계속되자 외환시장에선 일본 정부가 왜 환율개입에 나서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사카키바라 교수는 "지난달에는 미국 금융시스템이 크게 흔들린 데다 정부 교체 시기여서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제는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고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정해졌기 때문에 미국과 조율해가며 개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를 재점화하긴 쉽지 않겠지만 재정정책 측면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에 소극적인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