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피터 비숍 美 휴스턴대 교수 "쓰레기서 산소 생산 25년후엔 흔한 일 될 것"
"글로벌 경제위기는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게 적어 발생했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세계 금융시장을 총괄 관리하는 세계금융기구(WFO)가 생겨야 합니다. "

미래학자인 피터 C 비숍 미국 휴스턴대 교수(65)는 "특정 국가의 금융 시장을 통틀어 관리하는 기관이 있는 것이 그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세계적으로도 이런 기구가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년간 미래학을 가르쳐 온 '시스템 사고' 분야의 대가인 비숍 교수는 7일 유엔미래포럼이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제20차 미래예측 방법론 워크숍' 참석차 최근 방한했다.

그는 "미래학자가 경제 위기가 언제 끝날 것인지를 예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앞으로 세계가 지금과 같은 위기를 다시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언은 할 수 있다"며 WFO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금융을 다루는 기존 국제 기구들이 있지 않으냐는 반문에 "기존 기구들이 규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아무도 '규제'를 직접 하려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숍 교수는 또 "앞으로 25년가량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의 시대가 아니라 IT 자동차 등 지금 우수성을 보이는 기술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시대가 이어지고,그 다음에는 바이오 · 나노 · 그린 기술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쓰레기를 이용해 산소를 만든다거나,바이오 공장에서 음식을 생산하는 일이 흔해지는 시대가 올 겁니다. "

그는 핵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예측했다. "세계 핵 전쟁의 가능성은 적지만 국지적인 핵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죠.IT 기술을 이용해 상대 국가의 시스템을 공격하는 인터넷 전쟁은 지금도 소규모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

그는 이와 함께 "미국의 지위는 전과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유럽 인도 러시아 등과 함께 '파워 센터'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이다. 각국 간 힘의 균형에 대해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강대국 5곳과 나머지 국가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유럽연합(EU)과 비슷하게 서로의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EU에서도 룩셈부르크 스웨덴 덴마크 등 강소 국가들의 지위는 그들의 자원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한국 역시 앞으로 그런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

비숍 교수는 앨빈 토플러와 존 나이스비트,짐 데이토 등 미래학 1세대의 뒤를 잇는 2세대 미래학자로 꼽힌다.

글=이상은 기자 /사진=임대철 인턴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