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베일을 벗을 것이다'

LG전자의 영국 공식 블로그에서 지난 6일 신제품 아레나폰(KM900)에 대해 언급한 한 줄의 문장이다. 하지만 설명과는 달리 이 문장 바로 아래에는 아레나폰의 사진이 떡하니 올라와 있다.

LG전자가 오는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할 예정이던 대표작 중 하나가 미리 모습을 드러내버린 것이다.

예정과 달리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미 지난 4일 인터넷에 아레나폰의 브로슈어를 찍은 사진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잡한 사진이 돌아다닐 바에야 차라리 공개하자고 영국 현지 법인이 결정한 것 같다"며 "유럽의 통신사업자들과 딜러들도 공개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개된 것은 사진 뿐만이 아니다. 3인치 WVGA(800*480 해상도)급 풀터치 스크린과 비디오 촬영이 가능한 500만화소 카메라, 위치정보시스템(GPS) 등 주요 사양이 알려진 것이다.

특히 아이콘과 화면의 입체효과를 내는 'S클래스 3D' 사용자환경(UI)이 적용됐다는 사실도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LG전자 관계자는 "계획대로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공개하려고 했는데 김이 새게 됐다"며 "국내에서도 공개하라는 요구들이 있지만 1주일만 참아달라고 얘기하고 있으며, 해외 법인에서는 보안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스웨덴의 '데일리모바일'이란 블로그에 출시 준비 중인 2개의 제품 사진이 이달 들어 잇따라 유출된 것이다.

'에크미(Acme)'로 알려진 차세대 스마트폰 'i8910' 모델과 덴마크 오디오 업체 뱅앤올룹슨 앰프가 장착된 뮤직폰 'M7600'이 그것들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 출품될 많은 제품들 중 일부가 노출된 것이고, 핵심 기능은 알려지지 않았다"며 "i8910 모델은 에크미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지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i8910은 풀터치스크린폰에 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800만 화소 카메라와 GPS, 와이파이 등의 기능을 탑재했으며, 8GB와 16GB 메모리 두 가지가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M7600은 뱅앤올룹슨이 독자 개발한 'ICE 파워 앰프'를 장착했으며 터치스크린 기반에 2.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탑재했다.

특히 레코드판을 조작하듯 스크린 위에서 스크래치와 각종 효과음을 낼 수 있으며, 녹음도 가능한 DJ 기능이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단말기를 출시하기 전에 망 연동 등 작업을 위해 통신사업자과 네트워크 관련 업체에 제품 정보를 알려주는데 이 과정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휴대폰 관련 블로그들은 업계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언론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MWC에서 세계적인 관심사 중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 지다.

우선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윈도 모바일 6,5'를 선보일 것으로 보이며, 휴대폰과 PC 등 기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이번 MWC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선언할 것이란 예측도 이어졌으나, 지난 8일(현지시간) MS측은 외신을 통해 "스마트폰 출시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실패한 2억대 판매 목표에 올해 재도전하고 노키아의 격차를 한층 더 좁힐 전략을 MWC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또 지난 4일 개설한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서비스를 시연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삼성 휴대폰용 소프트웨어를 만든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사고 팔 수 있는 것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개념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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