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우리들은 1학년"…예비초등생엔 칭찬ㆍ격려가 보약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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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스트레스' 줄이려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방학을 마치고 새로운 선생님과 급우를 만나야 하는 어린이들의 스트레스는 대단하다.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무슨 스트레스가 있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익숙지 않은 상황에 접하거나,자신이 없거나,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예컨대 처음 등교하는 날,이웃집의 짖어대는 검은 개,재롱잔치 출연,친구의 따돌림,부모의 말다툼,이혼,과중한 과외와 레슨 등이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아이가 예전에 비해 짜증이나 투정을 많이 부리고 잠을 못 자고 헛꿈을 자주 꾸며 식욕이 떨어지고 동생과 자주 싸운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면 된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학교에 가길 싫어한다면 부모들은 꾸중하거나 조급하게 고치려 달려든다. 하지만 이는 가장 쉽게 범하는 잘못된 행동이다. 아이들이 변화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인내심을 갖고 학교는 재미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흥미로운 곳이라는 사실을 자주 인식시켜줘야 한다.
아이 스스로 스트레스를 극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도 스트레스를 피할 도리가 없고 또한 피할 필요도 없다. 아이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우며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스트레스가 건강 행동 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관심 갖고 들어줘야 한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잘한 일은 칭찬해주고 실패한 경우에는 비판보다는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다는 격려와 함께 필요하면 도움을 줘야 한다. 자녀의 성과가 부모의 기대치에 미치치 못하더라도 충분히 노력해서 나온 결과라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하고 자녀도 자기가 한 일에 만족하는 습관을 갖도록 가르쳐줘야 한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이기려면 사전에 예행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컨대 남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 한다면 부모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연습하도록 한다. 시험을 불안해 한다면 부모가 직접 공부를 도와주고 모의시험을 보는 것도 좋다. 일기를 쓰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스트레스 극복에 가장 도움이 되는 토대는 화목한 가정,자신감을 길러주는 학교,충분한 수면,적절한 영양섭취와 휴식 · 운동이다.
아이의 스트레스가 심하면 등교를 거부하는 분리불안증,불필요하거나 괴이한 동작이나 소리를 내는 틱(Tic)장애 등을 보일 수 있다. 취학기 아동의 5%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입학할 때 등교를 거부하거나 학교 자체를 극도로 꺼려한다. 유아 시절 출근하는 부모와 떨어지길 두려워하는 분리불안이 심했다면 유치원에 가거나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심지어 중학생이 돼서도 등교거부 현상을 보일 수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어릴 때와 같은 식으로 분리불안을 겪지는 않지만 내면의 걱정,변화에 대한 두려움,수치스러움,상실감 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며칠씩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이는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분리불안증(등교거부증)을 보이는 아이들은 무단결석에 두통 복통 같은 꾀병을 상습적으로 부리게 된다. 이에 대한 현명한 대처방법은 불안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예컨대 새롭게 사귄 친구 중 거친 아이가 있는지,새 선생님을 무서워하는지,고학년 학생의 폭력이 있는지 알아본 다음 아이에겐 학교에 가는 게 의무라고 다그치는 동시에 학교가 이 문제에 즉각 개입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이가 불량배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면 부모가 함께 등교하고,아이가 당분간 선생님의 시야 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요청해야 한다.
틱장애는 부모가 아이들을 꾸중할 경우 증상이 더욱 나빠진다. 10명 중 한두 명은 수주 내지 수개월 내에 저절로 없어지는 '일과성' 틱이지만 1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틱이 되는 경우도 1%나 된다. 아이가 공연히 입을 씰룩거리고 어깨를 들썩거리고 킁킁거리거나 개짓는 소리를 내는 증상을 보이는 것은 고의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참을 수가 없어서다. 이럴 때 부모는 나무라지 말고 내버려두는 게 좋다. 대신에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과도한 학습부담을 줄이고 충분한 놀이시간과 휴식시간을 갖도록 도와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정유숙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