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사실상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마잉주 대만 총통(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부양책은 반드시 중국 내륙과 연계된 통합적 계획이어야 한다"고 강조해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중국이 홍콩과 맺은 CEPA(긴밀한 경제무역협력협정)와 유사한 협정 체결이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CEPA는 상품과 자본 그리고 서비스의 자유로운 교역을 허용하는 것으로 FTA와 거의 동일하다. 이에 대해 중국 샤먼대학 대만연구센터의 리펑 주임은 "양국이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경제적 통합과 궁극적인 통일을 위한 첫 번째 걸음을 떼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마 총통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중국 내륙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내륙과 연계되지 않은 경기부양책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작년 3월 양안(兩岸 · 중국과 대만) 관계 개선을 내걸고 총통에 당선됐다.

이에 대해 대만 내부에서 중국과의 경협 강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이 신문은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양측이 CEPA를 맺는다면 중국보다는 대만이 훨씬 큰 혜택을 보고 경제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마 총통 정부가 효과적인 내수부양책을 무시하고 중국과의 CEPA 체결로 주권을 내주려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대만 언론들이 전했다. 국립대만대의 린샹카이 교수는 "중국과의 CEPA 체결은 일시적인 경기 부양을 위한 모르핀"이라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이는 대만 경제의 독립성 상실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주권마저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 경제는 작년 4분기 -8.36% 성장률이라는 사상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는 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를 포함한 긴급 부양책을 내놓는 등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