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1년- 글로벌 코리아 2009] 한국 올 성장률 -7% 까지 떨어질수도
"올해 한국 성장률이 -7%까지 떨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서비스 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면 위기 이후엔 4~6%의 고성장을 구가할 것입니다. "

국제금융의 대가인 배리 아이켄그린 미국 UC 버클리대 경제학 교수의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이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한국 경제가 우려했던 것보다 더 깊은 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와는 달리 글로벌 수출시장의 붕괴를 동반한 세계적 경기 침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 4%로 예상한 이후 한 달 새 글로벌 환경은 더 악화됐다"며 "최악의 경우 -7%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의 위기 극복을 위해 더욱 과감한 재정 지출과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경기부양책 규모를 3% 선까지 끌어올리라고 조언했다. 또 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브로드밴드(광대역통신망) 등 소위 '인텔리전트 인프라'에 집중하라고 권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특히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한국은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금융과 비즈니스 서비스,의료,교육 등의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규제 개혁과 경쟁 체제 활성화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3월 위기설'에 대해선 "한국은 경기 침체를 겪는 것이지 금융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다"며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아이켄그린 교수의 한국 경제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밝다. 그는 미국 경제가 내년 중반 바닥을 찍고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완연한 회복세는 2011년이나 가능하다고 봤다. "미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된다면 한국은 연 4~6%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낙관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