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교나 군 막사 등을 짓는 BTL사업의 수익률을 확대해 보장해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BTL사업 수익률은 국고채 5년물 금리에 플러스 α를 더해 보장해줬는데 국고채 금리가 급감함에 따라 시중금리와의 격차가 커져 이를 보전해 주기 위해 수익률을 높여주기로 한 것이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고 국고채와 시중금리 간 차가 커지자 금융권에서 BTL사업 대출을 꺼려 학교 설립이 지연되는 등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24일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6일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간투자사업 기본 계획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심의위원회는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교육과학기술부 · 환경부 · 국방부 ·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일부 민간 전문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협의체로,개정안 통과가 확실시된다.

정부는 BTL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신규 BTL사업 △금융사가 BTL사업에 대해 대출 약정을 하는 경우 해당 특수목적법인(SPC)에 국고채와 은행채 간 금리 차를 보장해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BTL 수익률을 국고채 5년물 기준으로 1.2%포인트 수준의 추가 금리를 얹어주는 방식으로 보장해줬다. 하지만 최근 금리 차가 1.5%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BTL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금융권이 대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BTL사업의 수익률을 대폭 높여주기로 했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국고채에 비해 은행채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높을 경우 구간별로 서로 다른 보장률을 적용하는 식이다. 금리 차가 0.5~1.0%포인트일 경우 금리 차의 60%를 보장해 주고,1.0~1.5%포인트 차는 70%,1.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경우에는 금리 차의 80%를 보장해 주는 방식이다.

예컨대 국고채 5년물 금리가 4%이고 은행채가 6%라고 가정할 경우 '국고채+α'였던 기존 방식으로는 약 5.2%가량의 연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국고채+α+금리 스프레드 보장액'의 새 방식을 적용하면 은행채보다 높은 6.45%의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만 금리 스프레드 보장액은 2년 후 지급하기로 했다. 금리 스프레드를 산정할 때도 2년 평균 스프레드로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BTL로 운영되는 사업장에 대해 과거에는 주기적으로 운영 상황을 평가해 결과가 나쁠 경우 임대료를 당초 약정보다 깎는다는 조건을 뒀으나 앞으로는 평가를 나쁘게 받은 기간의 임대료만 깎고 그 다음 시기부터는 다시 원래 약정한 임대료로 지급한다는 조항도 넣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사업자가 요구하는 수익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세금을 활용해 추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초기 재정부담을 줄이고 민간사업 비중을 높이려는 당초 BTL사업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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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L(Build-Transfer-Lease)=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일정기간 임대해 쓰는 민간투자사업.건설사와 재무적투자자 등이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 정부의 BTL사업을 수주한 뒤 필요한 비용의 상당부분을 금융권에서 대출받아 건축물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