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年280만~640만원, LG 150만~480만원 깎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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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대졸 초임 최고 28% 삭감
조선업계 최대 1천만원이상 줄어…3월 채용부터 적용
조선업계 최대 1천만원이상 줄어…3월 채용부터 적용
30대 대기업 그룹이 대졸 초임을 깎아 고용을 늘리기로 함에 따라 3월 이후 선발할 대졸 신입사원들의 연봉은 최대 1000만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2800만~4700만원 선까지 넓게 분포하던 30대 그룹의 신입사원 연봉폭도 삭감 후에는 2700만~3500만원 선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30대 그룹은 신입사원에 이어 기존 직원들의 임금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함에 따라 국내 임금 수준 전반에 대한 조정 작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졸 초임 연봉 최대 1000만원 삭감
삼성과 LG그룹은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 직후 대졸 초임을 각각 10~15%,5~15%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대졸 초임이 연 2800만원,삼성중공업은 41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그룹의 전체적인 삭감폭은 연 280만~64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대졸 초임이 연 3100만원,LG디스플레이가 3200만원이어서 각각 연 150만~480만원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연 4000만원대를 대졸 신입사원에게 지급,30대그룹 중 초임 수준이 가장 높은 중공업 분야도 대폭 삭감이 예상된다. 이들은 아직 구체적인 삭감폭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초임이 연 3700만원을 넘는 경우 최대 28%까지 삭감하기로 한 30대 그룹 합의 내용을 적용하면 1000만원 이상 줄게 된다. 삭감되는 연봉은 25일 발표 이후 채용되는 신입사원부터 적용된다.
◆기존 직원 임금도 손댄다
신입사원 연봉을 삭감하면 기존 직원들과의 임금 격차가 커져 기업 내부에 위화감이 조성될 공산이 높다. 30대 그룹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수년간 동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기존 직원의 임금을 2~3년간 동결하고 적게 받은 신입사원 임금은 그 기간에 연 5%가량씩 올려줄 경우 임금 격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노사 합의를 통해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조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도 기존 사원의 임금 삭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신입사원 연봉뿐만 아니라 일반 사원들의 임금 삭감 문제도 모두 원점에서 검토할 것"이라며 "노사협의회 등을 거쳐 세부 사항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올해 사업계획도 못 짰는데…"
재계의 동참으로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이 민간 기업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기업마다 사정이 제각각이라 이날 발표된 임금 삭감 조치가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런 사정을 감안,이날 30대 그룹 인사담당 임원들이 결정한 사항을 "합의에 가까운 협의"라고 표현했다. 민감한 임금 문제를 대기업들이 일률적으로 합의 시행하기 어려운 고충을 드러낸 말이지만,자칫 구속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는 삼성 현대 · 기아자동차 LG SK 등 4대 그룹조차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못해 신입사원 공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당연히 잡 셰어링 계획 수립도 여의치 않다. 전경련은 우선 30대 그룹이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를 중소기업으로 확산시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진행 상황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일자리 나누기를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조치는 단순히 대졸 초임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들의 임금 전반까지 재조정하는 계기라 인사 관리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