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열전] 슈퍼개미 7인의 노하우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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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금액과 제한된 정보만으로 정보와 자금력이 막강한 외국인, 기관투자자와 겨뤄 놀라운 성과를 거둔 이들이기도 하다.
수많은 개미들의 우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슈퍼개미의 실체는 막연하다. 자금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이어야 한다거나, 수익률이 몇 % 이상이어야 한다거나 하는 특정 조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이 슈퍼개미로 성장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점은 슈퍼개미들은 종목선택부터 매도 후 높은 수익률로 연결하는 과정 등 투자실력이 빼어나다는 것이다.
이에 ‘슈퍼개미 열전’ 시리즈에서 소개한 이들을 포함해 취재과정에서 만났던 여러 슈퍼개미들의 투자 패턴을 분석하고 공통분모를 추출해 정리해봤다.
▶ [슈퍼개미 열전] ⑦·끝 김동일,'로스컷 2% 지키는 젊은 부자'
▶ [슈퍼개미 열전] ⑥윤정두, 월30만원 셋방→ELW '큰손'
▶ [슈퍼개미 열전] ⑤정성일…코스닥 M&A 도전하는 의사
▶ [슈퍼개미 열전] ④손영태…아마추어 개미가 400억 기업가로
▶ [슈퍼개미 열전] ③ 박진섭…'대형주 매매로 왕대박'
▶ [슈퍼개미 열전] ② 손용재…"카드깡 신세에서 억대 연봉으로"
▶ [슈퍼개미 열전] ① 김정환…7000만원으로 120억원 번 비결
◆ ‘자기만의 투자법 발견’
수백~수천%의 수익률을 자랑한 슈퍼개미들이었지만 그들의 투자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우선 가치투자자인 김정환씨는 저평가주를 찾아내 일찌감치 사놨다가 나중에 적정가치대로 올라선 후 매도해 이익을 실현했다.
상승요인(모멘텀)을 지닌 종목 매매에 강한 단기 승부사들도 개성이 뚜렷했다.
증권사 실전투자에서 3회 입상한 박진섭씨는 대형주만 공략했고, '로스컷'(손절매)의 귀재 김동일씨는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등 선호하는 종목군에 차이가 있었다. 역시 단기 매매자인 손용재씨는 그 중에서도 초단타매매를 했다.
이들은 하나 같이 “특별한 비법이 없고, 자기만의 투자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자신에게 잘 맞는 투자방식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이들 중 일부는 자기만의 방식을 찾기까지 깡통계좌 경험에서 카드깡 생활 경험 등 큰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방식을 찾아낸 이후에는 투자성적이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 칼 같은 ‘손절매’
단타매매의 실력자 손용재씨는 “3% 손실이 나면 손절매한다”고 밝혔다.
실전투자대회에서 4번이나 1위를 했던 김동일씨는 한술 더 뜬다. 손실이 2%에 이르면 가차없이 팔아 치우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식 입문 후 10년 동안 이 철칙을 금과옥조처럼 지켜왔다.
파생상품투자에서도 예외가 없다. ELW(주식워런트증권)로 큰 돈을 번 윤정두씨는 기초자산 매입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무조건 손절매를 한다.
손절매는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손실을 감수하며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전상의 정의를 떠나 ‘추가 수익에 대한 탐욕’을 손절매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가치투자에서도 이를 적용해 볼 수 있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계속 더 오를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 들고 있자' 하다가 어느 날 주가가 고꾸라지면 '그때 팔아았어야 했는데'하며 땅을 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웅진코웨이에 대한 가치를 일찍이 꿰뚫어봤던 김정환씨는 달랐다. 그는 2만원대로 분석한 웅진코웨이의 주가가 4000원대였을 때 7000만원을 투입해 주식을 매입했다. 1년여가 지나 웅진코웨이의 주가가 1만8000원대에 올라서자 그는 미련 없이 매도해 이익을 확정했다.
그는 돈 앞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은 것이다.
◆ ‘부지런히 종목 발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느냐’며 누군가가 살 종목을 콕 찍어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슈퍼개미들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직접 종목을 찾는다. 단타든 중장기투자든 손품과 발품 파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손품을 판다는 것은 각종 공시와 뉴스 등 주가를 움직일 만한 이슈들을 꼼꼼히 챙긴다는 얘기다. 단기 매매에서는 매일매일의 새로운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중장기투자에서는 기업의 재무제표와 같은 수치 자료에서부터 경영진의 특성, 글로벌 경기, 해당 업황과 선택 종목의 업종내 위상 등을 다각도로 조사했다.
상장사의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뒤 경영참여를 선언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 매도해 큰 수익을 얻었던 한 슈퍼개미는 “투자를 하기 전에 수치자료와 업종 전망은 기본적으로 찾아봤고, 해당 기업 오너의 개인적인 평판까지도 알아봤다”고 귀띔했다.
발품을 판다는 것은 자산주의 경우 직접 해당 기업 자산 가치를 눈으로 확인하러 밖으로 나간다는 뜻이다.
자산주 투자에 강한 몇몇 슈퍼개미는 투자에 앞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해당기업의 공장과 본사, 보유 토지 등을 눈으로 살폈다고 말했다. 그들은 눈으로 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부동산중개업소에 들러 실제 그 부동산의 시가도 확인했다.
◆ ‘뛰어난 절제력’
끝으로 투자패턴은 아니지만 슈퍼개미들의 공통점으로 ‘뛰어난 절제력’을 들겠다.
슈퍼개미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반드시 손절매를 단행했다. 말은 쉽지만 손절매를 실제로 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 이는 이들이 스스로 정한 원칙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킨다는 의미다.
어쩌면 이것이 일반 개미와 ‘슈퍼급’ 개미를 나누는 기준선이 아닌가 싶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