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년 말 기준 엔화 대출액 규모는 165억달러(약 1조4980억엔)다. 3,4년 전부터 중소기업이나 고소득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많이 이뤄졌다. 당시 엔화 대출 금리는 연 1~2%대에 불과했다.

원화로 담보대출을 받으면 금리가 연 7~10%였던 만큼 엔화 대출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환율마저 떨어져 원화로 환산한 원금 부담이 확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 대출로 피해를 보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급증했다. 원금이 많게는 두 배 정도로 불어났고 이자는 그 이상으로 뛰었다. 엔화대출자모임에 속해 있는 몇몇 중소기업은 지난해 말 엔화 대출 때문에 파산 신고를 내기도 했다.

서울 강남 지역의 성형외과 · 피부과 의사들도 수억원대의 개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엔화 대출을 받은 사례가 많았다. 이 지역에서 은행들은 엔화 대출 영업에 집중했다.

지난해 말부터 엔화 원금 및 이자 상환 부담이 급증하자 병원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330.58㎡(100평) 이상의 경우 최소 보증금이 2억원이라는 공식은 옛말이고 최근에는 보증금을 절반으로 깎아 받겠다는 건물주까지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