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두 사람이 있다. 경영컨설턴트 겸 스포츠 칼럼니스트 제프 앵거스와 세계적인 마케팅 석학 필립 코틀러.둘 다 스포츠광이며 경영전략과 마케팅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전문가다. 경영과 스포츠를 접목한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제프 앵거스는 최근 번역된 《메이저리그 경영학》에서 야구 경기에 숨겨진 경영의 진수를 알려주고,필립 코틀러는 《스포츠팬을 잡아라》에서 스포츠 브랜드 마케팅의 비밀을 공개한다. 이들의 책은 경영이나 마케팅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경영학의 핵심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앵거스는 야구장의 베이스에 해당되는 네 가지 경영기법을 제시한다. 야구선수가 네 개의 베이스를 모두 돌아야 점수를 얻을 수 있듯이 성공하는 관리자도 네 개의 베이스를 순서대로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1루의 '운영관리'부터 '인력관리'와 '자기관리'를 거쳐 '변화관리'라는 홈베이스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야구에서 공격은 1루에 진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는 경영의 '운영 관리'에 해당하는데 경영자로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습득해야 하는 기술이다. 운영 관리를 마스터하면 다른 관리자들보다 65% 정도 앞서 나간다. 왜냐하면 많은 관리자들이 1루에도 진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2루는 스코어링 포지션이다. 2루까지 도달한 경영자만이 조직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인력 관리'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약 35%의 관리자들만이 인력 관리에 뛰어난 성과를 거둔다. 야구 감독의 선수 관리는 기업의 업무 배치,코칭,평가,동기 부여,리더십 실행에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

그는 특히 24시즌 동안 시카고 컵스에서 14연승,양키스에서 8연승,레드삭스에서 12연승을 기록한 조 매카시 감독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매카시의 성공은 주변을 철저히 조사하고 팀의 약점을 찾아내 끊임없이 개선하면서 선수들에게 늘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 결과였다. 매카시처럼 관찰하고 실행하고 새로운 환경에 반응하면서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얘기다.

《스포츠팬을 잡아라》를 쓴 필립 코틀러는 '갈대처럼 마음이 변하는' 스포츠 소비자의 내면을 분석하면서 이들을 사로잡는 전략들을 일깨워준다. 그는 '모든 스포츠가 치열해진 경쟁시장과 세분화된 시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며 팬 커넥션,혁신적인 시장세분화,브랜드 형성,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주요 지침으로 지적한다.

'맨유는 한때 지역 축구팀에 불과했지만 15년간의 브랜딩 과정을 통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어떻게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을까?

첫째,맨유는 최고의 잠재력을 지닌 전 세계 유소년 선수들을 모아 청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베컴 등 스타들을 훈련시켰다. 둘째,맨유는 제품의 품질을 강화한 후 비즈니스 전략에 변화를 줬다. 이들은 클럽을 '브랜드',선수를 '자산',팬을 '소비자',홈팀 도시와 세계 곳곳을 '시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셋째,맨유의 브랜드는 팀 테마 레스토랑,스포츠 용품점,팀 소유의 케이블 TV 네트워크,새로 단장된 경기장과 박물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됐다. '

그는 또 '샤라포바가 열일곱 살에 윔블던을 제패해 일약 스타가 된 것 같지만 샤라포바라는 스타 브랜드는 어릴 때부터 시작한 훈련과 스포츠에이전시 IMG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IMG은 샤라포바가 열한 살 때 계약을 맺고 스타 브랜드 개발을 위해 5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긴 안목을 갖고' 그녀의 상업적 가치를 높였다.

이 같은 스포츠 마케팅의 '브랜드 전략'들이 기업 경영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물론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