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2차 경제위기 뇌관 'CDS'‥한국 프리미엄 브라질ㆍ태국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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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불거질 때마다 금융시장 출렁
미국과 차원이 다르기는 하지만 CDS는 우리나라에서도 '골칫거리'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경제위기설을 뒷받침하는 주된 근거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상황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기준)은 지난해 초 100bp(1bp=0.01%포인트) 수준을 유지했으나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악재가 불거지면서 급등하기 시작해 10월 말 699bp까지 치솟았다. 한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부도 위험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다. CDS프리미엄 급등은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1년 미만 단기외채와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외채)가 과도하다는 일부의 지적과 맞물리면서 시장에 공포감을 안겨줬다.
올 들어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연초 270bp였던 CDS프리미엄은 '3월 위기설'과 함께 지난달부터 또다시 급등,3월 초 465bp까지 올라갔다.
그렇다면 한국의 CDS프리미엄은 적정한 수준일까. 전문가들은 외화유동성 외채비율 무역수지 등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CDS프리미엄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매기는 국가신용등급과 각국의 CDS프리미엄(2월 말 기준)을 보면 신용등급이 'A'인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CDS프리미엄이 437bp로 가장 높다.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동유럽의 슬로바키아와 폴란드의 CDS프리미엄은 각각 215bp,363bp이고 말레이시아는 298bp에 불과하다. 심지어 우리나라보다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낮은 태국(299bp)과 네 단계나 낮은 브라질(399bp)은 물론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아일랜드(360bp)의 CDS프리미엄도 우리보다 훨씬 낮다. CDS프리미엄만 놓고 보면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보다 한국의 부도 위험이 높은 셈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과 비교해 한국 시장이 외국인들에게 거의 무제한으로 개방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과도하게 급등락하는 CDS프리미엄만으로 국가 부도위험을 평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CDS프리미엄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크다. CDS프리미엄이 급등세를 보이면 경제 전반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주가 하락과 환율 급등을 유발하고 나아가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회수 움직임을 촉발할 수 있다. 실제로 CDS프리미엄이 600bp대로 치솟았던 지난해 10월 한 달간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약 4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CDS프리미엄 변동에 따른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CDS프리미엄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