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서 '맹돌이 생선구이 쌈밥전문점'이란 상호로 생선구이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상용(44)입니다. 점포는 망우동 우림시장 이면도로변 건물 2층에 있습니다.

99.9㎡(30평형) 규모로 4인석 좌식 테이블 14개를 두고 있습니다. 보증금 1500만원에 월 90만원의 임대료를 냅니다. 인수할 때 권리금 5000만원과 초기 시설비 8000만원이 들었습니다.

군 제대 후 7년간 일식당에서 조리사로 일하다가 1994년 현재 점포 건물 1층에서 일식전문점(해송)을 창업했습니다. 2002년 건물에 화재가 나 일시 휴업한 것을 계기로 2층에 보다 넓은 점포로 옮겼습니다.


2층에서도 장사가 잘 됐지만 몇 년 전부터 인근 보험회사와 공공기관이 다른 지역으로 차례로 이전한 뒤 단골들이 줄어 매출이 확연하게 감소했습니다.

영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종업원을 3명에서 1명으로 줄였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일식당으로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고심 끝에 지난해 11월에 간단한 리모델링으로 보다 고객층이 넓고 대중적인 생선구이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꿨습니다.

메뉴는 각종 생선구이 돌솥밥과 돌솥쌈밥,제육볶음,통삼겹 김치전골 등입니다. 업종 변경 초기보다 손님이 조금씩 늘고는 있으나 월 매출이 1000만~1100만원대로 저조합니다. 원가 비중이 45%에 달하고 각종 경비와 임대료,인건비 등을 빼고 나면 부부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듭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 교육비와 할머니,어머니 등 6인 가족의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입니다. 어떻게 해야 매출을 늘리거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A. 현재 매출은 점포 규모나 의뢰인 부부를 포함한 종사 인력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각종 고정비와 높은 원가 비중,부부의 인건비,생활비 등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50% 늘어난 월 매출 1500만원 이상을 올려야 점포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루 매출 50만원을 1차 목표로 설정하고 영업전략을 짜야 합니다.

의뢰인은 점주로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의뢰인이 오랫동안 일식을 만들어온 전문 조리사답게 대표 메뉴인 생선구이 맛이 깔끔하고 재료도 신선합니다.

양도 푸짐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습니다. 또 망우동에서 14년간 점포를 운영했기 때문에 지역 주민과 고객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고 500여명의 고객 명부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쟁력을 살려 마케팅을 강화하고 메뉴 조정과 일부 인테리어 변경 등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간다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매장 컨셉트는 점포가 2층에 있고 일식당에 맞는 내부 구조임을 고려해 지금처럼 어정쩡한 한식 스타일보다는 퓨전화된 일식풍의 고급스러운 생선구이 전문점을 지향해야 합니다.

대표 메뉴인 모둠생선구이 돌솥쌈밥의 경우 주문이 들어오면 상큼한 샐러드를 먼저 주고,원가 부담이 적은 참치나 꽁치조림을 제공한 후 솥밥,구이 등 메인 메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서비스 체계를 갖추면 경쟁력은 충분합니다.

상차림도 한식 형태로 5~6가지 반찬을 푸짐하게 내놓기보다는 오이간장 피클이나 새송이 장아찌 등 정갈한 느낌을 주는 2~3가지 찬으로 간소화된 일식 스타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하면 메인 메뉴인 생선구이와 쌈밥을 더 부각시키고 원가도 줄일 수 있습니다.

회전율을 높이고 메뉴 선택 시 고객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메뉴 구성과 방식을 간결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둠생선구이,모둠생선구이 돌솥,모둠생선구이 돌솥쌈밥,모둠생선구이 정식 등 엇비슷한 메뉴를 열거하기보다는 갈치 고등어 꽁치 삼치 조기 등을 계절별 시세에 따라 가격별로 생선구이 A,B의 두 가지 형태로 압축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생선구이 대안 메뉴로는 매장 분위기나 주 메뉴와 어울리지 않는 제육볶음,통삼겹김치전골 등은 없애고 일식 조리 경험을 살려 뚝배기 형태의 대구탕이나 알탕 등을 내놓는 게 좋습니다.

저녁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술자리 손님이나 가족 회식을 겨냥한 메뉴를 추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의뢰인의 전공을 살린 모둠회나 참치 · 고등어 조림,매운맛이 통하는 상권 특성상 푸짐하면서도 가격 부담이 적은 해물찜 등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생선구이와 해물찜을 세트메뉴로 묶으면 가족 회식 메뉴로 적합합니다.

메뉴 조정과 개발이 끝나면 벽면 메뉴판을 교체하고 벽에 붙어 있는 주류 관련 판촉물들을 제거해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신 모둠 생선구이 돌솥쌈밥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구이 생선살을 쌈에 싸먹는 요령과 맛을 설명해 주는 게시물을 설치하면 효과적입니다.

의뢰인 부부나 종업원이 평상복 대신 유니폼을 착용하는 것도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신규 고객이 2층 계단으로 부담없이 올라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계단 출입구에 음식 사진이 포함된 실사물을 설치해 메뉴 가격을 표시해 주고 유리창에 붙어 있는 부착물도 떼어내 개방성을 높이는 게 좋습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개발 더딘 서민주택가…중장년층 소비 주도

● 상권확대경

의뢰인의 점포가 있는 망우로변 망우역 남단 상권은 전형적인 서민 주거형 주택가 상권입니다. 1차 상권인 점포 반경 500m 이내에 약 3만명이 조밀하게 살고 있습니다. 가구수도 1만1000여가구에 이릅니다.

개발이 더디게 진행된 서민 주거지역으로 전체 가구의 70% 정도가 노후화된 일반 주거지에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 비율이 23%로 전국 평균(53.0%)보다도 현저히 낮습니다.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거주자들이 많고 가구당 인원수가 적은 것도 특징입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40~50대 인구 비중이 높습니다.

해당 상권 내 외식업의 비중이 전체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음식점 1개당 인구수가 65명으로 전국 평균(80명)보다 적습니다. 따라서 음식점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남성들이 소비를 주도하고 술을 주로 파는 외식업이나 유흥업소가 많은 편입니다.

인구밀도가 높은 데 비해 가족 외식이 활발한 어린 자녀를 둔 가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식사 위주의 음식점은 매출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멀리서도 찾아올 만한 매력적인 메뉴를 만들거나 고급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유행을 타는 트렌디한 아이템보다는 보수적이고 대중적인 먹거리가 상권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반면 판매업종은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서비스업은 주로 중저가의 생계형 아이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성보다는 남성,젊은층보다는 중장년층,여유형 소비보다 실속형 소비를 겨냥한 아이템이 상권에 맞습니다. 돼지갈비전문점,부속구이전문점,치킨호프점,돈가스전문점,활어회전문점,보세의류전문점,편의점,제과점 등이 추천할 만한 업종입니다.

좋은 생선ㆍ소금은 필수…메뉴 단순화로 음식 빨리 내놔야

● 생선구이전문점 성공TIP
-좋은 생선과 소금을 선택해야 합니다. 생선구이는 별도 양념이 필요없기 때문에 맛의 차이는 결국 생선과 소금,구이 기술에서 좌우됩니다.

-생선구이를 보완할 국물 메뉴가 있어야 합니다. 생선구이의 전문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구이요리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을 위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대구탕,알탕 등이 제격입니다.

-중저가 혹은 고급화로 컨셉트를 명확하게 가져가야 합니다. 자칫 '싼 게 비지떡'이라거나 '비싼 데 먹을 게 없다'는 부정적인 인상은 점포 운영에 치명적입니다. 중저가는 푸짐함,고급화는 일식 스타일의 서비스와 찬 세팅이 관건입니다.

-중저가를 선택할 경우 점심 회전율을 올려야 합니다. 구이 메뉴를 단순화해 요리를 내놓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일식 스타일의 경우에는 양질의 서비스와 세팅 구성을 통해 회전율이 낮더라도 객단가를 올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저녁 메뉴를 2~3가지 구비하면 좋습니다. 생선구이는 식사 메뉴로 저녁에 술과 함께 먹는 안주거리로는 다소 빈약합니다. 생선찜이나 해물찜,모듬회 정도를 전문화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생선구이전문점의 내부는 청결이 우선입니다. 언제나 깨끗하게 청소하고 손님이 돌아간 후에 곧바로 테이블을 깨끗이 치워야 합니다. 또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어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메뉴 홍보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등푸른 생선에는 몸에 좋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고 성인병 예방과 노화 방지,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게시물을 손님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자리에 붙여놓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도와주신분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소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 상담해 드립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음식업 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을 다시 시작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상권분석가,음식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신청은 한경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2264-2334)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