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 '태양과 바람의 전쟁' 불 붙었다
친환경 차세대 발전시장을 놓고 '태양과 바람의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도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 · 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제2 반도체 산업이라고 불릴 만큼 시장 전망이 밝다는 판단 아래 전력을 집중하는 기업들도 나온다.

◆삼성 · LG,태양광 시장 선점경쟁

태양광 발전 관련 산업은 폴리실리콘-잉곳 · 웨이퍼-셀(태양전지) · 모듈(패널)-시스템 사업 등으로 나뉜다. 태양전지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과 폴리실리콘을 자르거나 녹여 만드는 잉곳 · 웨이퍼 분야는 전 세계 10여개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반면 셀 · 모듈,시스템 사업 등은 갈수록 진입 장벽이 낮아져 진출 기업들이 늘어나고 경쟁도 심화되는 추세다. 지식경제부는 국내 태양광발전 시장규모가 작년 2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1조4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태양광 발전량은 2007년 45㎿(메가와트)에서 작년에는 276㎿로 1년 새 6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LG,삼성,한화,현대중공업,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태양광 발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LG는 화학(폴리실리콘)-실트론(잉곳 · 웨이퍼)-전자(셀 · 모듈)-솔라에너지(발전소 설립 및 운영)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용희 신 · 재생에너지센터 산업육성실 팀장은 "세계 선진국 기술을 100점으로 볼 때 각 분야별 국내 기술수준은 90점 이상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중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태양광 육성 정책에 힘입어 수출 등 향후 산업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기술수준 뒤졌지만 주목받는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 시장과 달리 풍력발전 분야의 국내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4~5년 뒤져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국에서 가동되고 있는 풍력발전기 190기 중 순수 국산 부품으로 만들어진 발전기는 4기에 불과할 만큼 부품 국산화가 문제다. 750㎾급 국산 풍력발전기는 성능인증 시험이 끝나 수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유럽 등 해외에서 주로 쓰는 2㎿와 3㎿급 발전기는 아직 인증을 받지 못해 수출길이 막혀 있다.

풍력발전 산업 구조는 태양광보다 단순하다. 구동 장치인 풍력터빈과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터빈에 전달하는 타워플랜지 · 메인샤프트 등 핵심부품,단지조성 및 운영 등으로 크게 나뉜다. 핵심부품 생산 분야에선 전 세계 풍력발전기 부품의 15%를 공급하는 태웅을 비롯해 유니슨 평산 등 중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효성 등 대기업들도 대용량 풍력터빈 개발에 나섰다.

◆풍력은 이미 원가경쟁력 확보

경제성 측면에선 풍력이 태양광보다 한발 우위에 있다. 작년 말 현재 태양광발전 평균 단가는 ㎾당 최고 646원96전으로 화력발전 단가(118원18전)에 비해 500원 이상 높다. 이에 비해 풍력발전 단가는 107원29전으로 이미 화력발전 단가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풍력발전은 바람 세기와 지형 조건에 따라 설치할 수 있는 지역이 한정돼 있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따라 도심지역으로까지 확산이 가능한 태양광발전의 보급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