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열전]⑨방송인 김생민 "코스닥 NO,배당주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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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투자 제1원칙이 '돈을 잃지 말라'라죠? 제가 항상 마음에 담고 있는 말입니다.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려고 해요."
개그맨이자 방송인인 김생민(36)씨의 재테크 철학이다. 연예가중계, 동물농장, 출발! 비디오 여행 등 장수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인 김씨는 연예계 재테크 고수다. 2년전 TV를 통해 14년만에 10억원을 모은 스토리를 공개하면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는 서울대 의과대학 동아리 등에서 재테크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만만한 재테크'라는 책도 출간했다. 그가 모은 재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재테크 비법은 주식투자는 물론 펀드 부동산까지 아우르는 슈퍼급이다.
◆샐러리맨이 공감할 수 있는 만만한 재테크
재테크에 대해 얘기해달라고 하자 그는 막상 쑥쓰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테크 강의를 할 땐 사실 많이 부끄럽죠. 전문가도 아닌데 저에게 주가가 오를 것인 지 물어보실 땐 대답해 주기도 난감하고요. 틀리면 미안하잖아요."
그는 광고CF 계약이나 방송출연만으로 연간 수십억원씩 버는 연예계 스타가 아니다. 뉴스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주가를 움직이는 큰 손도 아니다. 하지만 일반 샐러리맨들이 공감하고 활용할 수 있는 '만만한' 재테크가 김생민식 재테크의 진수다.
김씨의 재테크 철학은 그의 방송경력과 일맥상통하다. 그는 연예가중계 등 몇몇 방송 프로그램의 장수 출연자다. '큰 것을 바라지 않고 안정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 이것은 그의 방송생활 노하우이자 재테크 철학이기도 하다.
주식 투자에서 그가 제일 존경하는 인물은 가치투자자로 잘 알려진 워런 버핏과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다. 그의 투자성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채원의 가치투자'는 정말 감명깊게 읽은 책 중 하나예요. 그 책에 '나는 겁쟁이다'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정말 제 투자원칙이랑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죠."
돈을 벌거나 불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겁쟁이처럼 조심스럽게 안전한 방법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주식관련 서적으로 '워런 버핏의 실전 주식투자'(데이비드 클라크 저) 등을 추천했다. 워런 버핏에 관련된 책들은 모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부동산 책으로는 고준석의 '대한민국 집테크'를 꼽았다.
◆적금부터 시작해 고배당주 투자로 내집 마련까지
김씨의 재테크 첫걸음은 가장 안전한 적금부터 시작됐다.
그는 1992년 대학시절 처음 TV에 고정출연하면서 한회당 7만원씩 한달에 28만원을 받았다. 이 중 20만원 이상을 매달 적금에 부으면서 돈 모으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넉넉치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내집 마련이 온 가족의 꿈이었다"면서 "처음 돈을 모으기 시작한 것도 재테크라는 개념보다는 단지 내집 마련을 하고 싶다는 꿈이 원동력이었다"고 회상했다.
20만원, 50만원씩 프로그램 자리가 생길 때마다 적금을 붓다보니 나중에는 적금 통장만 20개가 넘었을 정도.
그가 10년 동안 양복 세 벌, 구두 세 켤레로 버틸 정도로 이를 악물어가며 돈을 모은 일화는 유명하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그는 1998년에는 1억2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었고, 마침내 꿈이었던 내집 마련에도 성공하게 됐다.
돈 모으기에 재미를 붙이다보니 자연스레 주식에도 손을 대게 됐다. 물론 주식 생초보인 그가 처음부터 안전한 투자를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다.
김씨가 주식에 처음 손을 댄 것은 1999년께. 주식시장에 IT(정보기술) 버블이 한참 부풀어 오르던 때였다.
그는 당시 지인의 말을 믿고 유망하다는 바이오 코스닥 기업에 투자했다가 1000만원 넘게 잃었다. 투자했던 코스닥 기업은 지금은 이름도 없이 사라졌다. 김씨가 가진 주식은 휴지조각이 된 것. 그 돈을 모으려고 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며 저축한 것을 생각하자 눈물이 펑펑 났고, 심지어 자살충동까지 일었다고 한다.
"시장에 나도는 소문이나 아는 사람 얘기만 듣고 주식을 사는 것은 절대 안될 일이더라고요. 만약 좋은 정보를 접하게 돼도 내가 사실여부를 확인한 다음에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글=한경닷컴 김다운/사진=한경닷컴 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