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 상한가 10번…"단기과열 양상"

최근 외국기업으로는 다섯 번째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식품포장이 연일 상한가를 이어가며 단기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계 기업 1호로 상장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주가가 급락해 현재 공모가에 밑도는 `3노드디지탈'의 사례가 단기 급등세에 편승한 '묻지마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상장한 중국식품포장은 시초가가 공모가인 1천500원보다 높은 2천260원에 형성된 후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이후 11일 거래일 동안 10번이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한가를 기록하지 않았던 지난 6일에도 전날보다 2.69% 올랐으니 상장 이래 줄곧 상승가도를 달려온 셈이다.

이로 인해 10일 현재 이 회사 주가는 공모가의 6배가 넘는 9천320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같이 주가가 연일 상승하자 지난 9일 중국식품포장에 대해 주가급등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중국식품포장은 중국 허베이성 소재 음료 및 식품 포장회사인 `하북가미인철제관유한공사'가 해외 증시 상장을 위해 홍콩에 설립한 지주회사다.

자본금은 73억원으로, 2008 회계연도에 매출액 382억원, 순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식품포장이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돼 가격 매력이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내수부양정책에 따른 수혜주로 간주되면서 급등한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보름 동안 6배 넘게 상승한 것은 단기 과열의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식품포장의 무서운 상승세는 같은 중국계 기업인 3노드디지탈의 초기 상승세를 연상시킨다.

지난 2007년 8월17일 외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3노드디지탈은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이래 무려 11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덕분에 주가는 공모가(2천500원)의 5배를 넘는 1만3천800원까지 치솟았고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23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주가는 이후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어 급등락을 반복하다가 기관의 보호예수물량이 풀리면서 거품이 꺼져 공모가 밑으로 추락했다.

3노드디지탈의 리우즈슝 회장이 최근 국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차이나 디스카운트 때문에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말한 덕분에 주가가 최근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1천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식품포장의 상장 주간사였던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공모가 예상범위(공모밴드)가 2천원대 중반에서 3천원대 중반이었는데 실제 공모가가 1천500원으로 결정돼 상장 초반 저가 매력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렇게까지 급등한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위원은 "경기부양책으로 다른 나라보다 경제가 빨리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중국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식품포장도 그중 하나"라며 "하지만 단기 과열된 측면이 있어 다음주 정도면 상한가 행진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