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가격 급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LG디스플레이가 예상대로 초라한 1분기 성적표를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실적악화는 이미 예견된 것인 만큼 이제 신규라인의 가동률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분기 4조1556억원 대비 12% 감소한 3조6664억원, 영업손실 41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LCD(액정표시장치) 평균 가격이 전분기말 수준을 유지했으나, 전분기 평균 대비로는 12% 하락하는 등의 영향으로 손실폭이 더욱 확대됐다.

1분기 LCD 출하량(면적기준) 역시 전분기 대비 3% 감소한 375만 평방미터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CD 출하량이 소폭의 감소에 그친 것은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였음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동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매출액 기준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LCD 패널이 56%, 모니터용 패널이 23%, 노트북PC용 패널이 16%, 모바일용 및 기타 패널이 5%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에 전분기 수준의 출하량을 달성했지만 전분기말에 형성된 낮은 LCD 가격으로 인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제품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고객 주문량이 증가함에 따라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탄탄한 고객기반과 적극적인 고객맞춤형 마케팅의 전개를 통해 분기 평균 가동률을 93% 수준으로 끌어오려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성과는 올올렸다"면서 "대형 LCD 전체 출하면적에서 전년 동기 20% 대비 7%포인트 늘어난 2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특히 TV용 패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28%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급 IT용 패널 수요에 대비한 P6E 공장의 착실한 준비를 통해 근본적 공급역량을 강화해 고객 수요 증가와 경기 회복에 대비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은 “전반적인 LCD 수요가 예상보다 늘고 있고 가격 또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시장점유율, 원가경쟁력 및 제품 공급능력 측면에서 경쟁사들보다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호전될 경우 조기에 턴어라운드(방향전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은 일부에서 흑자전환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시장 전망치와 유사한 결과로 평가된다"면서 "다만 신규 라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패널가격 상승보다는 높은 가동률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 개선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회복과 중국의 가전하향 정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는 있지만 LCD산업은 여전히 공급능력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태"라며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를 20%정도 초과한 현 주가에서는 상승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