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강국] 휴대폰에 프라다 입히자 '명품 LG폰'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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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경받는 기업엔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LG전자는 최근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휴대폰 업계 3위에 올랐다.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시장을 확대한 덕이다.
휴대폰은 LG전자 내에서도 '효자 상품'이다. 지난 1분기에는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2626억원을 휴대폰 담당 MC사업본부가 올렸다. LG 휴대폰이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은 불과 4~5년 새 일이다. 당시만 해도 LG 휴대폰은 '고장이 잦은 천덕꾸러기'였다.
LG전자의 이 같은 이미지는 휴대폰 개발 뒷얘기를 대중에게 알리는 '스토리텔링 전략' 덕분에 확 달라졌다. 프라다폰과 초콜릿폰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왜 프라다가 LG와 휴대폰을 만들어야 하죠?" 2005년 12월 이탈리아 밀라노의 세계적 패션업체 프라다 본사.마창민 당시 LG전자 해외마케팅 담당 상무는 처음 만난 프라다 임원에게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마 상무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3인치 크기의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을 이용한 터치스크린 방식 휴대폰이라는 것 외에는 계획안 전체가 백지였다.
마 상무는 다른 휴대폰 업체들이 전화기를 다 만들어 와서 겉모양만 디자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퇴짜를 맞은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프라다가 디자인을 하면 기술 문제는 LG전자가 알아서 해결하겠다"며 프라다 디자이너들에게 최대한의 디자인 자율성을 보장했다.
프라다폰의 데뷔 과정 또한 달랐다. 제품 설명회 대신 패션 중심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패션위크에서 처음 공개했다. 판매점과 유통망도 제품의 '우아한' 이미지에 맞는 곳으로 제한했으며,TV 광고도 절제되고 품위 있는 이미지를 지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LG폰=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는 순간이었다.
초콜릿폰도 평범치 않은 뒷얘기를 갖고 있다. 2004년 봄.LG전자 휴대폰 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MC사업본부 안승권 사장은 최고경영자로부터 놀라운 약속을 얻어냈다. "제품 컨셉트에 대한 중간 보고는 필요없다. 소요 예산에 대한 제한선도 없다. " 매년 하나씩 업계를 놀라게 할 혁신제품을 내놓는 게 조건이었다.
안 사장은 회사 내에서 주목받고 있던 디자이너 차강희 전문위원을 영입하는 것으로 '초콜릿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기술이 '주(主)'가 되고 디자인이 따라오는 기존 방식을 포기하겠다는 게 안 사장의 생각이었다. 차 위원은 포터블 오디오 디자인 컨셉트를 휴대폰에 적용했다. 심플함을 강조하기 위해 순수한 검정색을 사용했고 불필요한 선과 로고 장식도 최소화했다.
휴대폰 같지 않은 이 휴대폰은 전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됐다. 지금까지 LG가 개발한 휴대폰 중 가장 많은 2100만대나 팔린 것은 이처럼 '우아한 혁신 스토리' 덕분이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휴대폰은 LG전자 내에서도 '효자 상품'이다. 지난 1분기에는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2626억원을 휴대폰 담당 MC사업본부가 올렸다. LG 휴대폰이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은 불과 4~5년 새 일이다. 당시만 해도 LG 휴대폰은 '고장이 잦은 천덕꾸러기'였다.
LG전자의 이 같은 이미지는 휴대폰 개발 뒷얘기를 대중에게 알리는 '스토리텔링 전략' 덕분에 확 달라졌다. 프라다폰과 초콜릿폰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왜 프라다가 LG와 휴대폰을 만들어야 하죠?" 2005년 12월 이탈리아 밀라노의 세계적 패션업체 프라다 본사.마창민 당시 LG전자 해외마케팅 담당 상무는 처음 만난 프라다 임원에게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마 상무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3인치 크기의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을 이용한 터치스크린 방식 휴대폰이라는 것 외에는 계획안 전체가 백지였다.
마 상무는 다른 휴대폰 업체들이 전화기를 다 만들어 와서 겉모양만 디자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퇴짜를 맞은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프라다가 디자인을 하면 기술 문제는 LG전자가 알아서 해결하겠다"며 프라다 디자이너들에게 최대한의 디자인 자율성을 보장했다.
프라다폰의 데뷔 과정 또한 달랐다. 제품 설명회 대신 패션 중심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패션위크에서 처음 공개했다. 판매점과 유통망도 제품의 '우아한' 이미지에 맞는 곳으로 제한했으며,TV 광고도 절제되고 품위 있는 이미지를 지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LG폰=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는 순간이었다.
초콜릿폰도 평범치 않은 뒷얘기를 갖고 있다. 2004년 봄.LG전자 휴대폰 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MC사업본부 안승권 사장은 최고경영자로부터 놀라운 약속을 얻어냈다. "제품 컨셉트에 대한 중간 보고는 필요없다. 소요 예산에 대한 제한선도 없다. " 매년 하나씩 업계를 놀라게 할 혁신제품을 내놓는 게 조건이었다.
안 사장은 회사 내에서 주목받고 있던 디자이너 차강희 전문위원을 영입하는 것으로 '초콜릿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기술이 '주(主)'가 되고 디자인이 따라오는 기존 방식을 포기하겠다는 게 안 사장의 생각이었다. 차 위원은 포터블 오디오 디자인 컨셉트를 휴대폰에 적용했다. 심플함을 강조하기 위해 순수한 검정색을 사용했고 불필요한 선과 로고 장식도 최소화했다.
휴대폰 같지 않은 이 휴대폰은 전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됐다. 지금까지 LG가 개발한 휴대폰 중 가장 많은 2100만대나 팔린 것은 이처럼 '우아한 혁신 스토리' 덕분이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