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건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 상투적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기어이 시도해 보고야 마는 포즈가 있다. 자신의 손가락으로 피사의 사탑을 더 기우뚱하게 만드는 양 하고,에펠탑을 집어삼켜 버릴 양 입을 크게 벌리기도 하고,손바닥을 내밀어 자유의 여신상을 받치는 양 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대한 건축물을 한번에 배경으로 포착하기란 어려운 일이어서 괜찮은 구도를 찾아 한참 뒷걸음질 치던 경험을 한두 번 이상은 했을 법하다.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아인스월드(www.aiinsworld.com)다. 아인스월드에 들어서면 영국의 빅벤부터 우리나라의 경복궁까지 세계 25개국의 주요 건축물 109점이 미니어처로 전시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인국을 돌아보는 걸리버가 된 기분이랄까.

미니어처라고는 하지만 관람객이 올려다봐야 할 만큼 큰 건축물도 많다. 이곳에 있는 미니어처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실제 크기의 25분의 1 정도로 축소한 것이다. 물론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산처럼 거대한 '원형'은 25분의 1로 축소해도 그 크기가 엄청나기 때문에 훨씬 더 줄여 만들기도 했다. 아기자기한 분재를 같이 심어놓아 몸을 굽히고 보면 현장감도 있다.

아인스월드를 돌아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걸을 경우 1시간,주마간산격으로 훑어보며 지나칠 경우에는 30~40분 정도다. 짧은 시간 동안 세계여행을 떠나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미니어처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금방 사진촬영에 몰두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사진을 찍을 때 요령은 바닥을 유심히 보는 것.바닥의 발바닥 표시에 맞춰 서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면 비교적 손쉽게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그러잖아도 위태위태하게 기울어 있는 피사의 사탑을 한번에 넘어뜨릴 만한 위협적인 포즈를 취하는 것도 현지에서 진짜 피사의 사탑 앞에서 고생하는 일보다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자칫하면 아인스월드 바깥쪽에 서 있는 아파트까지 포착될 수 있으니 이리저리 구도를 맞춰보는 '센스'도 필요하다. 에펠탑의 경우에는 건물 4층 높이 정도로 축소해 놓아 구도를 잘 잡아 사진을 찍으면 실제로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한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촬영 명소 중 하나다. 아인스월드로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타워 브리지나 빅벤 등이 있는 영국존 입구에서는 아파트의 존재를 신경쓰지 않고서도 아인스월드의 주요 미니어처만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촬영하기 쉬운 편이다.


프랑스의 노트르담 사원,이탈리아의 콜로세움,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이집트의 피라미드,오스트리아의 오페라하우스,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인도의 타지마할 등을 아이와 함께 돌아보며 설명해주면 체험학습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지금은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의 황룡사 9층 목탑이나 미국의 월드트레이드센터,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하는 그리스의 로도스 거상이나 아틀란티스섬도 재현돼 있다. 만리장성이나 거북선,킬리만자로산,피사의 사탑에는 특수효과시설이 설치돼 있어 아이들의 눈길을 끈다. 세계여행을 염두에 둔 사람들도 미리 답사를 온 듯한 기분으로 방문해도 괜찮을 듯하다.

아인스월드의 미니어처는 야외에 전시돼 있다. 모두 둘러보는 데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는 편이지만 혹 많이 걷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관심있는 지역의 미니어처를 집중적으로 관람하는 것도 좋다. 특히 주말에는 저녁 8시 이후부터 미니어처에 야간조명이 들어와 색다른 분위기가 되니 서늘한 초여름 저녁 방문도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저녁에 삼각대를 들고 오면 아파트처럼 불필요한 외부 배경을 덜 신경쓰면서 찍을 수 있어 편하다.

아인스월드를 돌다 보면 생기는 궁금증 하나,'대체 이 정교한 미니어처의 가격은 얼마일까?'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인 원더웍스에서 만들어 공수해온 아인스월드 미니어처의 주성분은 대부분 특수 플라스틱이다. 설계부터 제작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7개월,미니어처 109점의 가격을 모두 합하면 600억원에 달한다니 미니어처 하나당 평균 가격이 5억~6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가격으로 따지면 이 중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미니어처는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이다. 미니어처 안에 들어있는 인형을 제외하고도 12억65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 뒤를 이어 우리의 거북선이 10억원으로 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왠지 베르사유 궁전과 거북선을 지나칠 때 발길이 조심스러워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 '부천 아인스 월드'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아인스월드에 가려면 경인고속도로 인천 방향의 서운 JC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 판교 방향으로 옮겨 타고 가다 중동 IC에서 아인스월드 방향으로 빠지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지하철 부천역,송내역 등에서 5-2,5-5,7-2,23-2 등의 버스로 갈아타고 아인스월드나 영상문화단지 후문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아인스월드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8월 말까지 개장시간은 평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다. 입장권은 성인 8500원,청소년 7000원,어린이 6000원,장애인과 유공자는 5000원이다.

아인스월드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는 드라마 야인시대 촬영장이 있으며 한국만화박물관도 근처에 있다.











Better Life 행복한 性|스타일톡톡






[주말&나들이] 지하철 타고 떠나는 파리 에펠탑 여행‥'부천 아인스 월드'

패션 즐기는 男
그들은 초식남

[주말&나들이] 지하철 타고 떠나는 파리 에펠탑 여행‥'부천 아인스 월드'
'아내의 유혹' 아줌마들과 수다떨다 탄생

[주말&나들이] 지하철 타고 떠나는 파리 에펠탑 여행‥'부천 아인스 월드'
지하철 타고 떠나는 파리 에펠탑 여행

[주말&나들이] 지하철 타고 떠나는 파리 에펠탑 여행‥'부천 아인스 월드'
허리통증, 수술 필요한 건 5%뿐…

[주말&나들이] 지하철 타고 떠나는 파리 에펠탑 여행‥'부천 아인스 월드'
'명동 백작' 찾던 옛 극장… 추억 담은채 부활

[주말&나들이] 지하철 타고 떠나는 파리 에펠탑 여행‥'부천 아인스 월드'
더 강력해진 '시카고'‥인순이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