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강호동(40)이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도 한판승을 노리고 있다. 천하장사 타이틀 획득으로 씨름판을 평정한 데 이어 '1박2일' 등 각종 TV프로그램 MC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방송계까지 접수한 그가 사업가로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미 돼지고기 숯불구이 체인점인 '강호동육칠팔'로 사업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강씨는 최근 '강호동백정''강호동678찜' 등 2,3호 브랜드를 잇달아 내놓고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아침에도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는 강씨는 "씨름을 할 때 고기를 좋아해 전국의 맛집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점은 역시 '맛'이 있어야 성공한다"며 "강호동의 '이름'이 아닌 '음식 맛'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식업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를 묻자 그는 "운동과 방송에선 정상에 섰다고 자부한다"며 "제3의 인생은 외식업 사업가로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요즘도 강 대표는 등촌동 본사를 주 1회 출근하며,압구정점 등 매장도 주 2,3회씩 둘러본다.

강남구 신사동 LG패션 본사 뒷골목에 자리잡은 강호동육칠팔 압구정 직영점은 단일매장으론 전국 최대 매출을 올리며 탄탄히 자리를 잡았다. 가격은 1인분에 1만100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제주도에서 자란 흑돼지 생고기를 비행기로 직송해 품질이 좋은 데다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줄을 서야 할 정도.월평균 매출은 2억5000만원 선으로 연간 30억원에 달한다. 순익이 10%가량인 약 2억8000만원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한다.

현재 매장 수는 강호동육칠팔이 5개,강호동백정과 강호동678찜이 각 1개씩이다. 강호동백정은 강호동육칠팔보다 객단가를 30% 낮춘 저가형 고깃집.'678'이란 이름은 모두 더하면 21로 '지혜롭게 헤쳐나가고 대업을 완수한다'는 동양철학적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강호동육칠팔은 자본금 5억원으로 강씨와 고향(경남 함양) 후배인 김기곤씨(39 · 오른쪽)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강씨는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고,실제 경영은 음식업 전문가인 김 대표가 맡고 있다. 김 대표는 19세 때부터 호두과자를 판매하는 리어카 장사를 시작으로 20년간 산전수전을 겪은 '장사꾼'.2000년대 초 '안의갈비찜'이란 브랜드로 가맹점을 70개까지 운영한 적이 있으나 2002년 광우병 파동이 터지면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프랜차이즈 전문가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성공과 실패를 맛보면서 원칙을 지켜야 승자가 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 김 대표는 실패를 거울 삼아 △소비자에게 약속한 식자재만 사용하고 △매장 운영 의지가 없는 사람은 돈을 많이 내도 가맹점을 주지 않고 △본사가 가맹점의 매출 부진을 타개할 노하우를 갖추는 것 등을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국내 최대가 아니라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맛있다고 인정 받는 고깃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내에 40~50개 가맹점을 낸 뒤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한국의 맛을 알릴 계획"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