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코치는 미국의 명품 가방 브랜드다. 이 회사 브랜드를 붙여 파는 가방의 100%를 한국의 시몬느가 만든다. 버버리 마이클코어스 마이제이콥스 셀린느 등의 명품 가방도 상당 부분 시몬느가 생산한다. 전 세계 백화점에 납품되는 명품 가방의 45%를 시몬느가 책임지고 있다.

#사례2.반도체 칩을 자세히 보면 제품번호와 제작사 로고 등이 새겨져 있다. 한국의 이오테크닉스는 조그마한 칩에 글씨를 새기는 작업(반도체 레이저 마킹)을 한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도시바 등 전 세계 300여개 업체가 이 회사를 이용한다. 이오테크닉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사례3.머리를 말릴 때 사용하는 드라이어 4개 중 1개는 한국의 유닉스전자 제품이다. 이 회사는 미국 콘웨어,프랑스 파룩스와 함께 세계 드라이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978년 설립 이후 31년째 한우물만 판 성과다.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세 회사의 공통점은 뭘까. 자본금이나 종업원 수는 얼마 안 되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우뚝 섰다는 것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히든 챔피언의 전형이다.

한국경제신문은 13일 중소기업청과 함께 이들 3개 회사를 포함한 한국형 히든 챔피언 22곳을 발굴했다. 글로벌 경영이 활발하며 확고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엄선한 결과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수출액 3000만달러 이상 △수출 비중 50% 이상 △세계 시장 점유율 10위 이내 △매출액 대비 R&D 투자 규모 5%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여기에 혁신활동과 성장속도가 뛰어난 기업을 추가했다.

이들 히든 챔피언의 공통점은 글로벌화 · R&D 집중화 · 전문화 세 가지로 요약됐다. 시몬느처럼 처음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한 히든 챔피언으로는 노브랜드 다다C&C 세실업 씨에스윈드 휴맥스 아이디스 등이 꼽혔다. 이오테크닉스처럼 R&D에 집중한 히든 챔피언은 코아로직 디지텍시스템유엔젤 엠케이전자 에스엘시디 네오세미테크 에피벨리 등 8곳이다. 유닉스전자처럼 전문화로 승부를 낸 대창공업 엔케이 잘만테크 에버다임 오로라월드 아이리버도 한국형 히든 챔피언에 포함됐다.

중소기업청은 매년 한국형 히든 챔피언 30~50개를 발굴,5년 동안 3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하영춘/손성태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