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시행과 함께 '타임 오프'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타임 오프'제는 단체교섭,고충처리,산업안정 등 노무관리적 성격의 활동을 하는 노조 조합원에 대해 해당 활동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또 복수노조를 허용하되 기업 단위의 노사교섭에는 대표성을 갖는 1개 노조만 참가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노사관계선진화위원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마지막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익위원안을 확정했다. 노사관계선진화위원회는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를 다루는 노사정위원회의 의제별 위원회다.

정부는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관계부처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내달 하순께 노동조합 및 노사관계조정법 개정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노동계와 재계 모두 공익위원안에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복수노조 허용과 관련,사측과의 교섭창구는 노조가 자율적으로 단일화하되 일정기간 내에 단일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속한 노조를 교섭대표로 인정하기로 했다. 과반수 노조가 없을 경우에는 조합원 투표에 의해 대표를 선정하고,산별노조와 기업별 노조가 혼재해 있을 경우에도 교섭창구는 하나로 통일된다.

공익위원들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방안과 관련해서는 타임 오프제를 도입하되 근로시간을 면제받는 근로자 수 및 면제시간은 사업장 규모와 일의 성격에 따라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공익위원들은 또 노조의 재정 자립도가 취약한 점을 감안,노사 공동기금을 설치해 회사 측에서 일정기간 전임자 임금을 지원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노사협력 사업을 담당하는 전임자에 대해서는 정부 예산에서 일정액을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회사 측이 전임자 임금을 지급하면 부당 노동행위로 처벌받는다.

노사정위원회는 이달 중 공익위원안을 차관급 상무위원회와 장관급 본회의에 올려 최종 확정한 뒤 다음 달 초 정부에 이송할 계획이다.

한 공익위원은 "이날 확정된 복수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와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방안은 오랫동안 논의한 끝에 만들어진 것인 만큼 상무위원회와 본회의에서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정부로 넘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단위의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1997년 노동법 개정 당시 도입됐지만 노사 양측의 반발로 3차례에 걸쳐 13년간 시행이 유예돼 왔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