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카의 핵심부품 가격이 일본산 하이브리드카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분 부품을 국산화한데다 원가절감 노력 덕분이란 게 현대 · 기아차의 설명이다. 현대차와 부품 공급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최근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부품가격을 확정해 전국 서비스센터에 통보했다.

◆부품 국산화 · 원가절감 효과 '톡톡'

아반떼 및 포르테 하이브리드 전용부품은 고전압 배터리와 전기 구동모터,인버터(모터 제어기) 등 3종이다. 이 중 LG화학 제품인 고전압 배터리 가격(소비자가격)은 121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차값이 2200만~2500만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5% 안팎에 불과하다. 전기 힘만으로 장거리를 주행해야 하는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값이 차값의 3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배터리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용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것도 또 다른 배경이다. 전기모터는 52만3000원,인버터는 71만4000원으로 각각 확정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는 경제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부품가격을 최대한 낮췄다"며 "차값 및 부품값이 합리적이어서 현존 어떤 친환경차보다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부터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를 출고하는 기아차 역시 핵심 부품값을 아반떼 하이브리드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일본산 대비 3분의 1 수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부품가격은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 대비 3분의 1 이하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수입 하이브리드카로,차값은 3800만원이다.

프론트 패드(제동장치),사이드 미러,실린더헤드,전기모터 등 아반떼 하이브리드 부품 22종의 가격은 총 964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시빅 하이브리드에 사용된 같은 부품 가격은 2932만4000원으로 파악됐다.

개별 부품 가격은 최고 6배까지 차이가 났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고전압 배터리 가격은 392만7000원으로,아반떼 하이브리드보다 3.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사이드 미러와 후방 범퍼 커버,연료 필터,에어크리너 필터 등 일부 부품값은 아반떼 하이브리드보다 5~6배 높았다. 혼다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부품과 비교할 때 물류비용 관세 등이 추가되는 일본산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품 보증기간도 확대

현대 · 기아차는 아반떼 및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일부 부품에 대한 무상 보증기간을 일반 차량보다 늘려 잡았다. 국산 첫 하이브리드카란 점을 감안해서다. 고전압 배터리와 전기모터,인버터 등 핵심부품에 대해 6년 또는 12만㎞까지 무상으로 고쳐준다. 엔진 변속기 차축 등 동력전달 주요 부품의 경우 5년 · 10만㎞까지,타이밍벨트 등 소모성 부품에 대해선 3년 · 6만㎞까지 보증한다.

혼다 역시 시빅 하이브리드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보증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이브리드 핵심장치에 대해 5년 또는 10만㎞까지 보증한다. 다만 모터 컨트롤 유닛 등 일부 부품 보증기간은 7년 · 12만㎞다. 일반 소모성 부품에 대해선 4년 또는 10만㎞까지 보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 소비자들은 핵심부품 가격과 함께 무상보증 기간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