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24일.분당에 사는 김희순씨(30)는 이날 친구들과 홍대 근처에서 성탄절 이브 파티를 즐기고 새벽 1시 귀가길에 나섰다. 김씨는 평소 이용하던 A사에 심야 여성전용 택시 '핑크레이디'를 신청했다. 5분 뒤 핑크빛 차량등을 단 택시가 도착했다. 운전 기사도 여성이다. 요금이 일반 택시보다 다소 비싸지만 안전성이 보장돼 김씨는 늦은 귀가길에는 '핑크레이디'를 애용한다.

오는 11월28일부터 택시 프랜차이즈(운송가맹사업)가 허용돼 전국 어디에서나 요금은 일반 택시보다 비싸지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 택시를 골라 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20일 입법 예고하고 11월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택시 프랜차이즈 사업자는 서울 시내 전체 택시의 10%인 7200대 이상을 가맹 회원으로 확보한 뒤 부가서비스 내용,가맹점 영업관리안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시 · 도에 제출하고 등록하면 된다. 가맹 회원 대상은 회사택시와 개인택시 모두 해당된다. 프랜차이즈 사업자는 콜(Call) 시스템을 갖추고 브랜드를 등록해야 한다. 사업자 등록 후에는 가맹점을 열고 운전 기사의 복장과 차량 색상을 통일하며,영업관리안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국토부는 브랜드 택시 이용 요금도 사실상 자율화했다. 고칠진 국토부 대중교통과장은 "교토의 MK택시와 같다고 보면 된다"며 "외국어 능통자가 운전하는 택시나 안전 장치가 갖춰지고 여성이 운전하는 여성 전용 택시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는 사업자가 요금을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개정안 시행 이후 등록한 개인택시는 양도 · 상속을 할 수 없고 택시업체(개인택시 포함)가 받은 과태료,사업 정지 등 행정 처분의 누적 벌점이 3000점을 넘으면 면허를 취소키로 했다. 특히 2년 동안 승차 거부,중도 하차,부당 요금 및 합승 행위 등으로 6회(연간 3회) 이상 적발되면 면허가 즉시 취소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