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부동산 시장이 어떤 양상을 보일지 관심이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 10월 추석 때까지 더위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처럼 부동산 시장도 후끈했던 여름철 열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저금리 기조와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전셋값 상승 등으로 주택구매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정부가 다시 규제에 나설 의지를 내비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래저래 투자가 망설여지는 시점인 만큼,부동산 상품별로 시장을 살피고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신규 분양시장

신규 분양시장의 인기는 올 가을에도 변함없을 전망이다. 전매제한 기간 단축,양도소득세 감면 및 면제,취 · 등록세 감면 등의 혜택이 유효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 또 서울 도심 재개발 · 재건축 단지,인천 경제자유구역,2기 신도시 · 택지지구 등 유망 분양물량이 3분기 이후 계속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인천의 경우 송도국제도시와 청라지구,영종하늘도시까지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분양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인천 입성을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순차적으로 청약해볼 만하다. 수도권 남쪽에선 판교와 광교신도시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북부에서는 고양 삼송지구와 남양주 별내지구 등에서 첫 분양된다.

올 가을엔 특히 처음 선보이는 보금자리주택을 눈여겨봐야 한다. 서울 강남 세곡,서초 우면에서 과연 분양가가 얼마로 공급될지,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정부가 어떤 대책을 꺼내들지 관심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도 청약할 수 있지만 무주택 서민을 위한 중소형 주택이 중심이어서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대부분 물량이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택시장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이 숨고르기 중이다. 하지만 가을 성수기에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과 개발호재 지역,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실수요가 두터운 중소형 주택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도심은 수요에 비해 주택공급이 부족해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며 "전세시장이 기존 매매시장을 받쳐주고 있어 실수요자라면 올 가을 서울 도심 역세권의 소형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권과 집값이 단기 급등한 여의도,목동,강동지역은 정부의 대출규제나 유동성 관리 신호가 나오면서 가격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급락이나 조정으로 이어지기보다 강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수혜지역과 지하철 9호선 역세권 인근,분당과 용인 등지도 급매물 소진으로 수요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친다.


◆재건축 · 재개발

재건축 시장은 최근 정부가 감시대상에 올려놓아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강남권은 대기수요가 많아 하락 조정폭은 크지 않겠지만 과거 고점에 이른 단지를 중심으로 소폭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후속 규제와 수익성 변화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추이를 잘 살피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개발은 일반분양을 앞둔 뉴타운이나 최소한 사업이 중반부에 이른 재개발 구역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상대적으로 투자수익률이 회복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사업완료 단계의 구역 중에서 조합원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거나 최근 가격이 조정된 물건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토지

정부는 상반기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규모로 해제하고 있다. 사업용 토지의 양도소득세 중과도 푸는 등 토지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또 주택공급과 경기부양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4대강 살리기,경인 아라뱃길,제2영동고속도로 등 각종 개발사업이 본격화되자 투자자들이 다시 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시장에 후행하는 특성상 전국적으로 땅값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7월 개통한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나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인근 지역,대규모 보상이 이뤄지는 택지지구 인근,그린벨트 해제예정 지역,4대강 살리기 사업 주변 지역 등에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

상가 · 오피스시장은 경기회복에 따라 상황이 호전되겠지만 한동안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역 간 수익률 편차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돼 투자지역과 대상 물건을 고르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산업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기 전에는 대형보다 소형 오피스 빌딩이나 근생건물 등 소액투자 상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 8 · 23 전세 안정 대책으로 오피스텔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닥난방 설치 허용이 전용 85㎡까지 확대돼 주거전용의 기회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2005년 이후 공급이 줄어든 반면 전세 물건이 감소하고 1~2인 세대 증가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저금리 영향으로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낮아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바라는 투자자들에게 오피스텔은 매력적일 수 있다. 올 가을부터 공급될 도시형 생활주택도 주목할 만한 대상이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조경시설이나 주차장 등 건축 기준이 까다롭지 않고 1~3인 세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도 전세주택이나 오피스텔을 대체할 수 있는 주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함영진 실장은 "실제 공급된 적이 없어 투자수익률을 판단하기 어렵고 서울 도심은 택지구득난과 고가의 택지비로 투자자들의 실투자까지는 검증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