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넛지' 저자 리처드 탈러 교수, 사안마다 소신 발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글로벌 경제위기는 '과잉확신'이 초래
인터넷은 루머 온상…한국 광우병사태가 대표적
인터넷은 루머 온상…한국 광우병사태가 대표적
리처드 탈러 교수는 글로벌 경제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넛지' 이론을 적용하며 솔직담백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사회에서 주요 정책을 집행할 때도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자연스런 정책집행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탈러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자신이 저서에서 지적한 '과잉확신' 때문에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과잉확신'이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신뢰하고 믿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특정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올 것이냐고 질문할 경우 90% 이상이 '중간 이상은 갈 것'이라고 답하는 식이다.
탈러 교수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위기는 금융권 관계자 등 경제참여자들이 지나치게 과잉확신을 가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위험수위에 접어들었다. 금융권이나 일반인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나는 괜찮을 것','나만 재미를 보고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과잉확신에 빠져 공멸의 길로 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인터넷 발전에 따른 부작용으로 급속한 루머의 확산을 꼽으면서 정책 결정자는 루머를 예방하는 '정치 언어'를 구사해야 하고,효율적인 넛지를 활용한 정책집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국에선 주류 언론이 모두 정부 통제 하에 있어 인터넷이 가장 믿을 만한 정보의 원천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열린 사회에서는 루머의 온상으로 간주된다"며 "지난해 한국의 광우병 사태가 대표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선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이 한 명도 없지만 한국에서는 촛불시위가 일어났다"며 "이는 정책결정을 표현하는 정치언어가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금융권 임원들의 보수 제한 움직임에 대해선 "보수를 제한하기보다는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을 개혁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일정액 이상의 보수를 받을 경우 회사가 손실을 보면 일정 부분을 '토해내는'식의 규정을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표적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 교수는=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행동경제학 학자로 꼽힌다. 로체스터대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뒤 코넬대와 MIT 경영대학원을 거쳐 현재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국가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연구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승자의 저주(The Winner's Curse)' 등이 있고,저축 투자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논문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