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이 창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민주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 노동연구원 지부는 14일부터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 달 24일까지 전면 파업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노동연구원 노사 갈등은 사측이 지난 2월 평가위원회,인사위원회,고용안정위원회 등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는 단체협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면서 촉발됐다. 노조는 단협 해지가 연구자 통제를 강화해 연구중립성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인사 · 경영권을 침해하는 기존 단협을 개선하려는 조치라고 맞서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 7월 노측이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양측은 지난 9일 단체교섭에 나섰지만 갈등만 키운 채 전면 파업에 들어가게 됐다. 이날 박기성 원장이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뜨려 하자 노측은 "사전 양해도 없이 교섭장을 나가는 행동은 노조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노측 교섭위원이 욕설을 내뱉었고 결국 서로 고성이 오간 끝에 교섭이 중단됐다.

사측은 "노조가 경영진의 정당한 인사 · 경영권 행사에까지 간여하며 교섭권을 위임 받은 사측 대표를 거부하고,법상 노조원이 될 수 없는 업무 담당자들까지 노조에 가입시키는 등 노동 관련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