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 센추리21CC는 매주 화요일을 '회원의 날'로 정하고 연습장에서 원포인트 레슨을 해준다. 레슨 강사는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프로 출신인 박금숙 지배인(43).예약만 하면 필드 레슨도 가능하다. 홈페이지(century21cc.co.kr)의 공지사항에는 지배인의 휴대폰 연락처도 친절하게 나와 있다. 박 지배인은 "지배인으로서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회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골프장 경영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여성들이 CEO(최고경영자)와 지배인,본부장 등의 직함으로 골프장 운영에 참여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때로는 섬세하고 때로는 남자보다 더 적극적으로 영업 전략을 구사하면서 남(?)부러운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도 여성 경영진을 둔 골프장들의 공통점이다.

골프장 근무 경력 17년째인 임희정 프리스틴밸리CC 본부장(40)은 운영팀장 영업 과장을 거쳐 올해부터 총지배인을 맡고 있다. 수도권 골프장들이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중책을 맡은 것이다. 임 본부장은 평일 영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건 결과 상반기 골프장 내장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었다고 밝혔다. 매일 영업,코스,식음 등 부서별 팀장들과 한 시간 이상 머리를 맞댄 결과다.

신은영 레이크힐스안성CC 본부장(38)은 KLPGA 투어프로 출신으로 '골프대중화 전도사'로 불린다. 명지대에서 스포츠철학 박사를 받은 신 본부장은 2004년 지배인으로 발령받은 이후 매년 20% 안팎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퍼블릭 골프장의 이점을 살려 할인 쿠폰을 발행하고 비수기와 성수기 요금 차별화 등을 실시한 덕분이다.

해비치 이스트밸리 남촌CC 등지에서 경기팀장을 역임한 김애자 윈체스트안성GC 고객지원본부장(44)도 2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 밖에 정현수 히든밸리GC 사장,박순희 필로스CC 사장,정영희 클럽900CC 대표,강현정 오션뷰CC 사장,김장자 기흥CC 대표,전정원 쌍떼힐CC 대표,우현희 스카이밸리CC 회장도 골프장 여주인들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