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8일 코스피지수가 올 4분기 초반까지 상승세를 이어가 1780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 이후에는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식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의 주가 상승 요인은 경기회복과 기업이익 증가, 외국인 매수세의 유입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우선 가장 큰 힘이었던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거 매입해 포트폴리오상 한국 비중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의 실적 측면에서도 3분기에 고점을 찍고 4분기에는 성장성이 둔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과 비용절감 효과가 큰 이유였다"며 "그동안 기업들은 재고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 줘서 수익성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분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들 대부분이 재고를 다 소진했고, 환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원자재 가격마저 상승하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기업들이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재고가 없기 때문에 원자재를 새로 구입하는 등 투자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비중 줄여야

김 센터장은 4분기 중순 이후의 조정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 3월부터 9월까지는 자산의 70% 정도를 주식으로 가져가라고 했지만, 앞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비중을 높여야할 시기"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펀드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자금도 주식시장이 아닌 채권이나 예금 등 안전성 자산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를 봐도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안전성 자산에 몰리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금융위기 당시 주식시장에서 크게 데인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FTSE(파이낸셜타임즈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유럽계 자금의 유입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봤다.

그는 "서유럽의 경우 여전히 금융권이 부실하기 때문에 4분기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불안한데 이 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